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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34

                      포용도시는 도시 미래를 위한 도전이다.

 아무리 발전을 거듭해 온 대도시라도 소외 계층이 있게 마련이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포용도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미국 시카고)

도시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늘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발전 목표 17개 중 11번째 목표를 생각하곤 한다. 왜 도시와 지역사회에 대해서 이러한 목표를 정했을까? 목표는 “도시와 사람들의 거주지를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할 수 있게 하라(Make cities and human settlements inclusive, safe, resilient and sustainable)”다.

이 목표에 적힌 용어들 가운데 ‘포용’이 처음에 가장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오늘 아침 신문에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가 포용국가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칼럼이 있었다. 잘 알겠지만 현 정부가 지난해 ‘포용국가’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국민 누구나 성별, 지역, 계층, 나이에 상관없이 차별이나 배제 받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으며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국가가 국민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삶을 책임지며,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나라’라고 설명하였다.

‘포용’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임.’이다. 포용의 반대말은 배제다. 그러니 누구든 사회로부터 배제되지 않게 하는 것이 포용이라 하겠다. 어쩌면 포용국가는 국가라면 당연한 목표이지만 어느 나라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국가가 나가야 할 목표가 되는 것이다.

도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포용도시(the inclusive cities)의 정의를 통해 포용의 개념을 좀 더 들여다보자. 세계은행(the World Bank)은 시민 모두에게 기회와 더 나은 생활 조건을 제공하는 도시를 포용도시로 보고, 여러 공간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다.

첫째 공간적 포용은 많은 소외 계층의 삶에 필수적인 주택, 물과 위생을 제공하는 것이고, 둘째 사회적 포함으로 도시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포함하여 시민 모두에게 동등한 권리와 참여를 보장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경제적 포용은 일자리 창출과 도시 거주자에게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반적인 핵심 요소이다.

책 ‘도시는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에서 포용도시에 관한 글 중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저소득 또는 불법 거주집단들을 대대적으로 쫓아내는 대규모 인프라와 도시 재개발 사업을 초래하는 도시에서 나타나는 사회경제적 배제와 공간 분화의 경향은 도시 영역에 역효과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표용도시를 만들려면 도시계획자와 정책결정자들이 이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빠른 성장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도시일수록 양극화가 크게 발생하므로 그 격차를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서울 강남구)

2000년대 초반 전후로 시작된 도시에 인구 집중은 도시민의 불평등한 삶의 현대로 내몰렸고 2008년 이후 도시에 인구가 더 많이 살게 되자 ‘포용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포용도시라는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나 현시점에서 전 세계 많은 도시가 이를 절박하게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은 앞서 지속발전 목표 11에서 나타난 바로도 입증이 된다. 물론 도시는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다. 그러나 도시인구의 비중이 세계 인구의 70%에 달할 2050년에 이르기까지 공간적,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그대로 둔다면 현재 도시민의 약 30%나 되는 빈민층의 규모는 더 확대되고. 다양한 불평등이 증폭되어 도시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도시에서 소득만으로 빈민을 규정할 수 없는 것은 도시가 시골보다 도시 인프라에 접근하는데 더 큰 비용이 드는 까닭이다. 앞에서 언급한 책에는 “포용도시라는 개념에 접근하려면 흔히 노년층, 어린이들, 빈민가 거주자, 이주자들, 실업자들, 또는 장애인들처럼 주변화된 특수 집단의 렌즈를 통해야 한다.”고 적었다.

세계에서 가장 평등하고 복지사회가 잘 구현되고 있다는 북유럽 국가(노르딕 국가들이라고도 함)에도 불평등의 문제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오늘날 어떤 도시에서도 이 문제가 남의 문제가 아님을 방증하고 있다. ‘북유럽 수도에서의  삶과  이것을 개선 하는 방법 에  대한 보고서(A report  on life in  the Nordic capitals  and how to  make it better)’인 ‘포용도시 2017(The Inclusive City 2017)’에는 그와 같은 고민이 깊이 담겨있다.

수도들 - 스톡홀름, 코펜하겐, 오슬로 그리고 헬싱키는 이전과는 다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계층 간 격차가 커지면서 분화가 일어나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시민들의 책임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북유럽의 네 나라 수도가 현재 불평등을 해결하고 시민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포용도시 과제의 홈페이지 표지다.

시민들은 도시 개발에 참여하기를 원하며, 공공 및 민간 부문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보고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 간 차이가 있으나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도시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소득 격차가 증가함에 따라 도시가 부유한 지역과 빈곤한 지역으로 분할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였다.

사회적 통합에는 두 가지 주요 전제 조건이 필요한데 바로 가야 할 직장과 집이다. 코펜하겐의 경우 특히 저소득 지역 주민의 30%만이 구직 상황에 만족한다고 하였다.  또 저소득층 대다수가 주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주택 시장에서도 같은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포용도시에 관한 정책적 접근을 제일 구체적으로 하였다. 서울연구원 자료에서 보면 서울의 경제・사회적 불안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사회의 성장 동력인 서울의 지위는 약화하고, 청년실업・가계부채 등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고령사회로의 빠른 이행은 다양한 이슈를 둘러싼 세대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서울시민은 “지금까지 서울이 세계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는 새로운 대응방식, 즉 포용도시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사람, 공간, 거버넌스의 3개 부문을 큰 틀로 삼아 6개 영역과 34개 지표로 구성하여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사람 포용성 부문은 인적자원으로서 경제적 역량은 향상하고 있지만, 사회보험가입률 등 사회적 웰빙 영역은 상대적으로 저조하였다.

공간 포용성 부문은 생활 인프라와 공공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OECD 평균(10.4%)에 못 미치는 7.1%를 기록하는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거버넌스 포용성 부문은 이웃 신뢰도(5.1%)와 자원봉사 참여율(26.4%)이 OECD 평균에 비교해 낮아 시민참여 영역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모든 도시는 미래를 위해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11에서 세부 실행목표 중 포용과 관련이 있는 ‘11.3. 2030년까지 모든 국가에서 참여적이고 통합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시민 정착 계획과 관리를 위한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화와 역량 강화와 11.7. 2030년까지, 특히 여성과 어린이, 노인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안전하고 포괄적이며 접근 가능한 녹색 및 공공장소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제공한다’라는 이행 계획을 도시계획 차원에서 수립할 필요가 있다.

 

투데이안산  jun@todayan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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