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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36
박물관 도시인 파리에서도 입장객이 단연 많은 곳은 루브르 박물관이다. 이 거대 박물관과 인접한 센강 주변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갤러리와 박물관들이 있다. (프랑스 파리)

 

                역량이 있는 도시라야 문화예술 도시가 된다.

지난해 한여름에 일본의 혼슈와 시코쿠 사이의 바다 세토나이까이(瀬戸内海)에 있는 나오시마(直島)를 다녀왔다. 오카야마시를 통해 배로 섬에 닿는 행로였다. 여행 목적은 휴식과 도시재생이었는데 재생이 문화를 어떻게 결합하였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한때 섬 공동체가 쇠락하고 바다까지 오염되었던 상태에서 일군의 예술가와 재력가들에 의한 예술을 적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투자와 기획으로 섬들의 면모를 일신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까지 높였다. 현재 축제가 없는 해에도 연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 최고의 예술 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나오시마를 포함하여 주변 12개 섬에서 이런 변화가 겪었지만, 그 중심에 나오시마가 있다. 이를 계기로 매 3년에 한 번씩 이 해역에서 예술제를 여는데 그것이 세토우치 트라이엔날레(Setouchi Triennale 瀬戸内国際芸術祭 2019)다. 짐작했겠지만 세토는 바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올해는 예술제가 열리는 해이고, 주제는 ‘바다의 복원’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번성했던 섬 공동체를 활성화하며, 지역을 희망의 바다로 바꾸는 것이 예술제의 목표이다.

세계 곳곳에서 도시재생을 통해 문화예술 도시로 재탄생하려는 시도가 국내외적으로 많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란 그리 쉽지 않다. 나오시마 주변 제도를 방문해보면 그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한두 시설만으로 되지 않을뿐더러 각각의 시도가 예술성이 뛰어나거나 독특한 예술적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 같았다. 예술이벤트나 시설들도 지속성이 있어야 하고,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도 높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예술 도시로 이름난 도시를 찾아보기 위해 구글을 이용해 보았더니 재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문화예술 도시가 되려는 도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자유롭고 활발한 청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도 모른다. (미국 시카고)

 

우선 개인이나 잡지사 그리고 관광단체에서 선정한 예술 도시를 보았다. ‘예술과 낭만이 깃든 도시 베스트 10’, ‘예술적 영감이 넘치는 도시 탑(top) 6’, ‘예술을 위한 세계에서 가장 좋은 15개 도시’가 그것이다. 물론 누구나 인정할만한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선정한 것은 아니지만, 도시의 면면과 선정 이유를 보면 그래도 세계적인 예술 도시를 선정하는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세 순위에 모두 등장한 도시는 프랑스의 파리와 미국의 시카고였다. 두 곳 이상인 도시는 일본의 도쿄,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의 멜버른,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독일의 베를린, 이탈리아의 피렌체, 브라질의 상파울루,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였다.

이렇게 이스트를 보면 한 리스트가 여섯 개 도시인 점을 참작하면 두 리스트에 오른 곳이 네 대륙의 열 개 도시라는 것은 세 리스트의 선정 기준을 인정한 원칙이 있다고 평가를 해도 될 것 같다. 세 곳에서 다 주목한 도시는 파리와 시카고이다. 다음은 아프리카의 도시 라고스(Lagos)가 두 리스트에 오른 것이 특이해 보였다. 먼저 파리를 보자. 1,000개 이상의 아트 갤러리와 150개 이상의 박물관이 도시 전역에 퍼져있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은 곳이다. 이곳은 미술뿐 아니라 문학의 도시이기도 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놀랍게도 루브르 박물관은 전 시대에 걸친 35,000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를 제치고 시카고가 선정된 점도 특이하였다. 시카고는 활기찬 예술 현장과 세계적인 박물관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3대 미술관 중의 하나인 시카고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과 세계에서 가장 큰 현대 미술관인 현대미술 박물관(Museum of Contemporary Art)이 있다. 아마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예전의 상점과 창고거리를 재생하여 100여 개의 갤러리를 집중시킨 ‘리버 노스 갤러리 거리(River North Gallery District)’를 예술 명소로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빌바오시는 한때 철강산업 단지였던 곳을 재생할 때 구겐하임미술관과 그 주변에 다양한 시설들을 함께 건축하면서 강의 수질을 비롯한 환경도 재정비하여 개선하였다. 빨간색이 보이는 다리 오른쪽 은색 건물이 구겐하임미술관이다. (스페인 빌바오)

 

한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라고스는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예술 도시로 문화적 경관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2007에 설립된 현대 미술 센터(The Center for Contemporary Arts)와 아프리카 예술가 재단(Africa Artists’ Foundation)이 대표적인 곳인데 전자는 ‘예술가의 고향’이라고 지칭할 정도이고, 후자는 매년 개최되는 라고스 사진 페스티벌(Lagos Photo Festival)과 내셔널 아트 컴피티션(National Art Competition NAC)을 주관하고 있다. 또 라고스의 오멘카 갤러리(Omenka Gallery)는 나이지리아의 현대 예술가들과 국제 인재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라고스의 급성장하는 예술 현장을 돋보이게 하였다. 내셔널 아트 컴피티션은 그림과 조각은 물론이고 사진, 혼합 매체, 설치 및 비디오 아트와 같은 다양한 매체에서 떠오르는 재능을 가진 예술가들을 선정한다. 최종 제품이 아닌 예술적 창작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어 작품 제안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결승 진출자는 예술가와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을 거치고, 이곳에서 수상자를 선정하는 점이 독특하다.

이들 세 도시를 보면 예술적인 도시 분위기와 개성이 중요하다는 알 수 있고, 주목할 만한 박물관이나 단체나 권위 있거나 독특한 경쟁 전 같은 것이 있으면 좋다. 스페인의 빌바오가 도시재생을 하면서 구겐하임미술관(Guggenheim Museum)을 1997년 개관하였고, 이 대형 문화사업을 통해 산업도시에서 문화예술 도시이자 관광도시로의 변모하려고 하였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미술관 개장에 그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변의 다른 문화시설과 독특한 건축물을 건설하고 환경을 크게 개선하였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변에 미술관을 건립하기 전에 오염된 강부터 정화하였고, 몇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들이는 과단성 있는 결단을 정치권이 하였다. 국내에서는 문화예술 도시가 되기 위한 지속적이고 일관된 노력을 해온 도시 중 하나로 창원시가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일련의 과정은 그동안 환경 도시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었음에도 여전히 기계 중심 산업도시라는 선입관을 외부인들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였다. 이를 탈피하고 지역의 문화예술 자산을 잘 살려 도시의 새로운 브랜드로 삼자 것이었다. 올해에는 정부가 지정하는 법정 ‘문화도시’가 되려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투데이안산  jun@todayan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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