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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62

  • 입력 2020.10.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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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부터 ‘도시 연재’를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졌으면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도시 약 20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회로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을 대상으로 한다.

 

 

 

                             콜롬비아 메데인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메데인(Medellín)’은 어디서 많은 들어본 도시 이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도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 낯익은 이름이다. 메데인은 놀라운 변화를 거듭한 도시로써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도시 중에 하나다.

메데인은 인구 250만 명의 콜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인구 740만 명인 수도 보고타와는 인구 격차가 크다. 이 나라의 서부에 산악지대에 있는 안티오키아주의 주도이다. 메데인은 ‘메델린’ 또는 ‘메데진’으로 발음하기도 하는데 현지인들은 후자 발음에 가깝게 발음한다. 'll'을 영어 'j'에 가깝게 발음해서다.

메데인의 최초의 유명세는 마약 갱단의 스토리 때문에 얻어진 것이다. 전 세계에서 살인율이 제일 높은 도시이기도 했던 전력이 이를 반증한다. 최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반영된 미드 ‘나르코스(Narcos)’가 1970년대 메데인을 본거지로 활약했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카르텔인 메데인 카르텔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또한, 미술가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의 고향이다. 시내에는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보테로 광장에서 그의 특이한 조각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메데인은 꽃과 미녀의 도시라고 불리기도 하고, 미국의 푸에르토리코와 마이애미 그리고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와 함께 현대 라틴음악을 주도하는 도시로 바로 이 콜롬비아의 메데인을 꼽기도 한다.

폭력과 마약으로 얼룩졌던 기존의 도시 이미지를 떨치고자 메데인은 혁신 도시로 변모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 종종 이 도시는 변화와 사회 혁신의 성공 사례이자 이 분야의 국제 기준으로 간주하곤 한다. 한때 ‘세계 살인의 수도’로 알려졌던 이 도시는 오랜 기간 매우 높은 수준의 빈곤, 불평등 그리고 사회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불과 20여 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인 관심과 인정을 받는 더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번영하는 장소로 변모했다. 메데인은 2013년 비영리 기관인 도시토지연구소(Urban Land Institute)가 주최한 대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도시로 선정되었습니다. 텔아비브와 뉴욕을 제치고 수상한 것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연구소는 현대사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도시 전환 중 하나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것은 시민 공간, 도서관과 미술관뿐만 아니라 거대한 에스컬레이터와 케이블카를 포함하는 인프라를 칭찬하였다. 가파른 언덕 빈민촌에 사는 주민들이 도심으로 쉽게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한 이동수단을 건설한 데 특히 주목한 것이었다.

또 메데인은 2016년 이 년마다 싱가포르 정부가 수여하는 ‘리콴유 세계 도시 상(Lee Kuan Yew World City Prize)’을 38개 도시와 경쟁을 거친 후에 선정되었다. 콜롬비아에서는 수도 보고타 다음으로 두 번째였다. ‘대담하고 비전 있는 리더십, 장기 계획 및 사회 혁신을 통해 도시의 지도자들은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는 물론 시민의 고용 가능성과 삶의 질을 개선했다.’라고 수상 이유를 들었다.

이 상의 지명위원장은 “메데인의 변화는 대단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중 하나에서 살기 좋고 혁신적인 도시로 발전했다. 그 성공은 대규모 도시화의 다음 물결이 일어날 개도국의 많은 도시에 희망을 준다. 메데인은 그들을 위한 학습의 메카가 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싱가포르 정부 기록에 따르면 시의 수상 전략으로 “핵심은 리더십을 주축으로 사회 및 도시 혁신이다. 선출된 지도자들은 좋은 거버넌스, 시민 참여 및 모든 시민을 위한 동등한 기회 우선순위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헌신을 보여주었다. 제한된 자원에 직면하여 그들은 도전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창의적이고 비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메데인은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교육과 문화적 변화를 강조하고 단기간에 지역 사회와 도시를 변화시킨 소규모이지만 효과적이고 영향력이 큰 도시 프로젝트를 구현했다.”라고 하였다. 메데인은 2014년에는 세계 최초의 케이블카 시스템과 창의적이고 비전통적인 도시 솔루션으로 같은 상의 ‘특별 언급 상’을 받았다. “도시의 가장 가난한 지역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했다.”라는 점이 인정되어서였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혁신은 일종의 혁명이었다. 메데인의 서쪽 고산지대 '코무나 13(Comuna 13)' 지역은 가난한 달동네였는데 주황색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면서 인근 지하철역까지 서민들은 편하게 옮겨준다. 가파른 계단길이 이젠 지그재그로 여섯 단계, 길이가 384m나 되는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5분이면 언덕을 오르내릴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마을버스로 갈아타면 8분 만에 '산 하비에르' 지하철역에 도착한다. 이 역에는 특이하게 케이블카, '메트로 카블레(Metro Cable)'도 정차한다. 지하철에서 케이블카로 그 반대로도 추가 요금 없이 환승이 가능하다. 관광용이 아니라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특별 언급 상’을 수상한 후 살인율은 많이 감소했다. 1992년에 메데인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힌 범죄 도시였다. 범죄 도시의 오명이 2014년이 지나면서 낮은 살인율을 보이며 벗어났다.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은 1992년에 381명이던 것이 2015년에는 19명으로 줄었다. 이렇듯 범죄 온상이었던 메데인은 현재 혁신만큼은 세계 어떤 선진도시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었다.

이제는 건축가와 도시계획가를 활용해서 물리적, 기능적 및 사회적 변화까지 꾀할 수 있게 되었고 그 효과는 범죄율 감소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교통, 거버넌스, 교육문제 해결에 더해 녹지공간재생이 프로젝트도 시작하였다. 모두가 포기하고 회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골칫거리 도시 메데인은 개발도상국들의 도시 혁신과 재생의 모범이 된 것만으로도 그 성과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입증하고 있다. 어떤 도시든 의지가 있으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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