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9월 ‘문해의 달’ 비문해자들의 고통을 덜어드리자 !
임흥선(문해교사, 한국어교사, 안산용신학교 교사)

 

정부는 유네스코(UNESCO)가 정한 ‘문해의 날(매년9월8일)’과 맥을 같이 하여 2020년 9월8일 ‘9월 문해의 달’선포식을 갖고 매년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열기는 어느 때 못지않다. 이 행사에 백미를 장식하는 것은 비문해자들의 ‘시화전(詩話展)’인데 올 해도 어김없이 못 배운 한과 설움이 배어 있는 수많은 사연과 글이 전시되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한 어머니께서 노란 포스트잇 쪽지를 들고 학교를 찾아 오셔서 “이게 무슨 글씨여?”하고 물으셨다. 쪽지를 본 문해 교사가 “어머니 사랑합니다.”예요. 70대 중반의 어머니는 며느리가 냉장고 문에 붙여 놓은 쪽지를 읽지 못해 문해학교를 찾아온 것이다. 다른 한 어머니는 은행에 갈 때마다 매번 팔에 붕대를 감고 가 은행의 청원경찰에게 출금 전표를 대신 써 달라고 해서 돈을 찾았는데 이를 사기꾼이 알고 어머니의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사취(詐取)해 갔다는 눈물겨운 사연도 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세 이상 성인의 비문해(非文解)인구는 517만명(경기도92만여명, 안산시4만8천여명)으로 전체인구의 약10%에 이르고 있다. 이들 비문해자들은 6.25한국전쟁에 이은 극심했던 가난으로 학업보다는 공장으로 일터로 산업전선으로 달려 나가야만 했던 우리 부모세대(92%가 여성)의 비극이었다.

이들 비문해(非文解)자들이 겪은 ‘무학(無學),문맹(文盲),까막눈’이라는 설움과 고통은 사례를 열거하지 않더라도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우리의 부모세대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향유(享有)가 가능했겠는가? 게다가 산업화의 성공이후에는 급격한 서구화로 영어 등 외래어가 범람하니 한글도 모르는 비문해자들의 고통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1999년8월 평생교육법을 제정하여 비문해자들에 대한 교육지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고 이어서 지자체에서도 평생교육지원조례를 제정하여 비문해자 학습을 지원하고 있지만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2021년 경기도 문해교원양성과정 교육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는 293개 학습기관에서 1만2천여 명의 비문해자가 교육을 받고 있으며 안산시의 경우는 10개소에서 71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문해자에 대한 학습영역이 과거 한글위주에서 한문, 영어, 수학, 디지털 등 그 영역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서 교사, 교구, 장비 등에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함에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현실에 부합하고 있지 못해 안타깝다.

특히 코로나19확산으로 인한 사회전반에 비대면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비문해자들의 고립과 그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결국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연결되어 크게 증가 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전면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를 위해 꽃 같은 젊은 날을 희생한 비문해자들에게 보답해야 될 마지막 기회다. 왜냐하면 교육대상자들의 인생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9월 문해의 달’을 맞아 비문해자들의 설움과 한과 고통을 이해하고 좀 더 적극적인 문해정책을 시행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투데이안산  jun@todayansan.co.kr

<저작권자 © 투데이안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