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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88

  • 입력 2021.10.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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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 도시, 다시 생각하기

 

최근엔 생태도시가 아닌 도시가 없을 정도로 많은 도시가 이를 표방하고 있다. 아니다. 이름 자체는 유행이 좀 지난 느낌마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에 따르면 생태도시를 “1992년 리우 회의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발과 환경보전을 조화시키기 위해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ESSD)'이라는 전제 아래, 도시 지역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환경보전과 개발을 조화시키려는 방안의 하나로서 도시개발·도시계획·환경계획 분야에서 새로이 대두된 개념이다.

유사한 개념들로 전원도시(garden city), 자족도시(self-sufficient city), 녹색도시(green city), 에코 폴리스(ecopolis), 환경보전형 도시, 에코시티(ecocity), 환경보전 시범도시 등이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속 가능한 도시와도 동의처럼 쓰이기도 한다.

월드워치연구소가 엮은 책 ‘도시의 미래’ 중 제1장 ‘세계의 도시화’에서 상하이에 동탄(Dongtan)을 개발하려던 회사인 아럽(Arup)은 2007년에 이 미래에 지어질 도시를 ‘세계 첫 지속 가능한 도시’라고 하면서 사업의 이름은 ‘동탄 생태도시 프로젝트’라 했다. 이 글의 저자는 농민이 쫓겨나고 조류 보호구역인 습지가 파괴될 것을 예측하고, 미래를 부정적으로 내다보았다.

결국, 생태도시 건설은 실패했다(차이나 다이아로그 China Dialogue 中外對話)는 2015년 한 기사에서 동탄 생태도시가 실패한 원인에 관한 기사를 실었음). 실패의 명목상 이유를 관리들의 부패와 거버넌스의 문제로 들었으나 개발을 전제로 한 습지 파괴 등을 통해 나타난 정책결정자의 생태적 사고의 부재가 더 큰 원인처럼 보였다. 두 글에서 보면 생태도시가 가져야 할 철학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 영국의 상황에서 탄생한 생태도시 밀턴 케인즈(Milton Keynes)의 생성과정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수도권의 한 도시와 빼어나게 닮았음을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은 대도시 과밀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신도시를 개발키로 하는 ‘신도시법((New Town Act)’을 1946년 제정하고 예정지구를 고시하였다.

밀턴 케인즈가 지정된 당시에는 기존의 농촌 마을 여러 개와 농지였던 지역을 통합하여 1967년에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였다. 정부는 이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밀턴 케인즈 개발공사(MKDC, Milton Keynes Development Corporation)’를 설립하였다. 밀턴 케인즈는 32개 신도시 중의 가장 큰 도시이며, 영국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신도시로 꼽힌다. 또 세계 최장기 도시개발로도 잘 알려진 도시이다.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80여㎞ 떨어진 지역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30배 규모인 8,826만㎡의 계획면적을 가졌다. ‘밀턴 케인즈 개발공사‘가 추진하였던 개발은 2006년을 기점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지금은 ’밀턴 케인즈 파트너십(MKDP, Milton Keynes Development Partnership)‘이 2030년까지 여러 토지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조직은 시의회 소속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개발공사와 파트너십은 도시계획의 추진을 감독하고 있으며, 최근 인구변화와 인프라 이용 등 도시 이용 상태 등을 고려해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도시 성장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순응적으로 관리해왔다. 자연환경을 훼손치 않고 보전하는 생태도시로 개발했고, 베드타운에 머물렀던 기존 신도시 한계에서 벗어나 기반 산업을 유치해 자족도시의 기능까지 갖추었다.

 

 

특히 ’공원 관리위원회’라는 독립기구를 통해 해마다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신도시 전체가 거대한 숲과 나무로 덮인 ‘녹색도시’가 되게 했다. 전태훤기자는 도시설계 초기부터 다양한 형태와 가격의 주택을 하나의 블록에 고루 섞어 짓도록 해 자연스레 소셜 믹스(social mix)를 이뤄낸 것은 매우 놀랄만한 점임을 지적했다.

밀턴 케인즈는 2020년에 휴가용 임대 검색 엔진 ‘홀리듀(Holidu)’의 새로운 연구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로 선정되었다. 도로지도(Open Street Map)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산출한 자료였다. 인구 10명당 평균 15.42㎡의 공원 면적으로 영예를 안았다. 영국에서 두 번째의 녹색도시인 워링턴(Warrington)에 비해 녹지공간과 공원면적이 두 배였다.

특히 윌런호수(Willen Lake)에는 매년 750,000명 이상의 방문객을 오게 하는 가장 인기 있는 공원이었다. 그리고 개발공사는 ‘숲의 도시(forest city)’라는 디자인 개념을 도시계획의 목표로 삼았다. 자체 묘목장에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며, 2018년을 기점으로 보면 공공의 열린 공간에 2,200여만 그루의 나무와 관목이 있다. 이것으로 도심지역의 약 25%가 공원 또는 도시 숲이 되었다.

이 도시는 스스로 ‘세계 최고의 녹색도시(est City in the World)’가 되려는 열정과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시 정부는 2018년 ‘녹색 미래, 25년 계획(A Green Future: Our 25 Year Plan)’을 수립하여 토지 경관과 서식지 다양성을 개선하고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실행에 착수하였다. 또 ‘전략계획(Sustainability Strategy) 2019-2050’을 통해 2050년까지 큰 도시를 가운데 밀턴 케인즈가 세계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를 달성하고,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밀턴 케인즈는 항상 앞서왔다. ‘열린 공간 전략 네트워크’라고 있는데 도시 디자인의 통합 요소들을 가지고 출범하였다. 이 자연과 녹색 공간들의 네트워크는 신도시의 정체성이자 유산이며 도시의 핵심이다. 선형 공원, 삼림지대, 격자 도로축 그리고 균형 잡힌 호수들은 매력적인 편의시설 공간보다 더 많은 것을 제공한다.

즉 사람, 야생 그리고 물의 연결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앞으로 밀턴 케인즈는 런던이 처음 시작한 국립공원 도시가 되려는 준비도 하고 있다. 초기 아이디어 서식지 다양성 개선, 수목 증가, 삼림 연결과 홍수 복원력 향상이 포함된다. 이미 이 도시에는 5,000에이커(약 20.2㎢)의 공원, 호수, 삼림지대, 숲을 구성하는 수많은 수목이 있다. 더 나아가 300㎞에 달하는 보행자와 자전거 도로 시스템도 갖추었다.

시민 누구도 공원에서 0.5마일(약 0.8㎞) 이상 떨어져 살지 않을 정도로 공원들이 가까이에 있다. 생물다양성의 건강은 도시가 건강하다는 증거이므로 이 도시는 생물들이 번성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꾸준히 조성하고 있다. 물론 도심에는 시민들을 위한 많은 문화시설이 있다.

2021년 현재 계획도시 밀턴 케인즈 인구는 229,941명으로 지난 10년간 거의 변동이 없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영국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성공한 도시로 1인당 창업 수는 다섯 번째로 많고 주요 국내외 기업들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월드워치연구소(오수길·진상현·김은숙), 2007. 도시의 미래(Our Urban Future), 2007 지구환경보고서. 도요새. / 전태훤, 2012. "45년 넘게 조성중"..세계 최장기 개발 영국 밀턴케인즈 신도시. 조선비즈, 조선일보. / McGirk, Jan. 2015. Why eco-cities fail. China Dialogue. / MKEFM, 2020. The ressons why Milton Keynes has been named ‘The UK’s Greenest City’ in new research. / Milton Keyens Council, 2019. The Greenst City in the World. / Murrer, Sally, 2019. Milton Keyens has a new aspiration to become and official National Park City, MKCitizen. 그리고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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