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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투데이안산

[임흥선 칼럼] 칼럼을 시작하며

  • 입력 2022.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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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을 시작하며

 

장기준 투데이안산 대표님으로부터 원고를 부탁받고 내가 과연 세상 사림들 누구나 보는 신문에 글을 쓸만한 인격이 되는가? 내 글이 대표적인 언론인 신문에 실을 만한 품격을 갖췄는가? 사회적으로 전문영역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는가? 어쭙잖은 얄팍한 지식으로 독자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지나 않을까? 내 글로 인해서 투데이 안산이라는 유력 지역 신문의 이미지에 손상이 가는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많은 고심을 했다.

개인적으로 장기준 대표와의 인연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나는 최일선 행정기관인 동사무소 말단 직원이었고 장기준 대표는 병아리 기자 시절이었다. 그렇게 한 명은 기자로 다른 한 명은 공무원으로, 안산이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열정으로 살아왔다. 공무원사회에서는 흔히 기자와의 관계를 정의하는 기가 막힌 표현이 있는데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즉, 가까이하지도 말고 멀리하지도 말라는 뜻이다. 장대표와도 그런 관계였다고 할 수 있다.

장기준 대표와 나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30여년 세월 동안 한눈팔지 않고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오로지 기자와 공무원을 천직(天職)으로 알고 살아왔다는 것 아닐까 싶고 다른 점은 장대표의 성품은 모나지 않고 원만하며 갈등조정과 이해설득에 남다르다는 점일 것이고 나는 그러지 못하고 원칙과 명분을 중시한 한마디로 벽창호(壁窓戶)와 같은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상반되는 개성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런 장대표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 기고를 하기로 결심하고 언제까지 일지 모르나 정성을 다해 글을 쓰기로 했다.

그럼 어떤 글을 쓸까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는데 고담준론(高談峻論)보다는 일상에서 찾는 삶의 의미라던가 조금은 해학(諧謔)과 풍자(諷刺)가 있는 글을 쓰려고 한다. 또한, 독자 누구나 읽으면 이해와 공감이 갈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한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평생을 공무원 생활에 투신했으므로 때론 후배 공무원들에게 훈수를 두는 듯 한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가능한 한 후배 공무원들이 해명자료를 작성하는 일은 없도록 자제하려고 한다.

그럼 글을 시작해 본다.

 

2. 화이트(White) 설날 아침에.

 

서설(瑞雪)은 한자 뜻 그대로 상서로운 눈이란 뜻이다. 그 서설(瑞雪)이 다른 날도 아닌 임인년 새해를 여는 설날에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다. 설에 설(雪)올 더했으니 쌍설인 셈이고거기에다 2022년은 끝의 2자가 겹치므로 또한 상서롭다 아니 할 수 없다.

올겨울 겨우내 눈이 적어 가뭄 걱정을 했는데 하늘은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잔뜩 참았다가 새해 첫날의 복(福)처럼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게 선물처럼 내려주었다. 흰 눈으로 덮인 하얀 세상은 지난해의 묵은 때를 말끔히 지워버리고 새해를 새롭게 깨끗하게 시작하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백설(白雪)은 흰 쌀이 수북이 쌓인 모습과 같으므로 쌀은 곧 돈이요 복(福)이니 설날 내린 눈을 특별히 상서롭다하는 이유라고 나름대로 해석한다. 사람들은 흔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며 12월이면 일기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실은 우리의 전통 문화적으로 보면 ’화이트 설날‘이 훨씬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기상청이나 방송국 등 당국에서도 화이트 설날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일기예보를 해주면 어떨까?

설날 새벽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백색(白色)의 ’화이트 설날‘의 흥분을 이기지 못해 알량한 실력으로 즉석에서 한시(漢詩)를 쓰고는 가족과 지인들의 카톡방에 올렸다. 이 얼마만의 설렘이란 말인가?

 

서설(瑞雪)

壬寅年元旦降雪 임인년 새해 아침 눈이 내렸네,

白雪和白米一樣 흰눈과 흰쌀은 같은 모양이므로

新年初雪稱瑞雪 새해 첫눈을 서설이라 부른다네

祈福願壽希繁榮 복과 장수를 축원하고 번영을 바라네.

 

3. 새해 무슨 설렘을 만들까 ?

논어(論語)에 보면 ’一年之計在於春‘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다. 여기에서 봄(春)은 설날의 중국식 표현인 춘절(春節)과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입춘(立春)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싯적에 보면 어른들은 설날 큰 달력을 펼치시고는 숫자 아래 빈칸에 중요한 일정을 기록하는 것을 봐왔다.

요즘은 핸드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기기에 일정관리 기능이 차고 넘쳐 굿이 달력이 아니어도 효과적으로 한 해의 설계를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새해에 어떤 새로운 설렘을 만들까하는 것이다. 혹자는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면 되지 무슨 설렘이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기왕이면 자동차로 먼 길이나 새로운 목적지를 가려면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서 가듯이 한 해의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내비게이션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면 중도포기나 불필요한 소모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히 직장인들은 타인의 설계에 의해 살아간다. 즉 타인이 만든 내비게이션대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새해에는 적어도 가슴 설레는 목표를 세우고 내가 만든 내비게이션대로 살아가면 어떨까? 인간은 자기가 창조한 것에 책임과 자부심과 더 뜨거운 열정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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