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투데이안산

[임흥선 칼럼]안산시 부시장 열전(列傳)

  • 입력 2022.05.27 17:17
  • 댓글 0

                         
                         안산시 부시장 열전(列傳)

 

부시장이란 자리는 시장을 보좌하고 유고시 시장 직위를 대행하는 중요한 직책이외에 자치단체의 직업공무원중에는 최고위급으로 맏형 노릇을 해야하는 자리로 도지사가 인사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거의가 경기도청의 실국장이나 도내 다른 자자체의 부시장이 자리이동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안산시는 일하기 어렵고 힘든 도시라서 인기있는 자리는 아니라는게 일반적 이야기다.

한 마디로 힘든 자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안산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다가 경기도 부지사나 수원등 대도시의 부시장으로 영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는 재직중에 많은 부시장과 근무를 했으며 그중에는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긴 인물이 있는가 하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기억에서 사라진 이도 많다.

가장 먼저 세월호사고 당시 재임했던 K부시장은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을 가진 분이었지만 업무는 빈틈없고 냉철하게 처리했다. 당시 시장님은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구조작업 등 유가족들과 생사를 함께하고 있었고 청내 공무원들도 엄청난 사고에 무슨 일을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몰라 혼란을 겪고 있을 때 K부시장은 분야별로 대책반을 꾸리고 지휘하며 일머리를 다잡고 중앙정부와 팽목항의 사고수습대책반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협력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행정기능을 집중하여 수습작업에 매진 할 수 있었다.

국회세월호진상조사특위 답변자료를 만들 때 필자와 밤을 새기도하였는데 K부시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공무원들을 격려하며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한 외유내강형(外柔內剛型)의 리더였다.

다음은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IMF금융위기 당시 B부시장이다. B부시장은 어려운 지역경제회생을 위하여 다양하고도 유효한 정책을 많이 개발하였는데 『919취업광장과 일자리센터』는 안산시가 만든 대표적인 일자리 정책이다. 이 정책은 BH보고를 거쳐 이후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도입시행하게 되었다.

당시 필자는 IMF대책T/F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 취업광장 행사는 종일 몰려드는 구직자 행렬에 일자리서비스를 제공하느라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B부시장은 늘 책상 위에 책이 가득할 정도로 틈만 나면 독서를 하였고 풍부한 지식으로 공무원들을 이끌었다. 또한 판단력이 매우빠르고 지침이 명쾌하여 중언부언이 필요없었다. 필자는 B부시장을 조조와 제갈량을 합한 준재(俊才)라고 존경했었다.

다음은 J부시장으로 군(軍)출신 답게 보스기질이 강했지만 직원들과는 격의없이 다정다감하게 소통함으로서 행정능력을 이끌어냈다. 필자와 함께 간 해외출장 때는 비행기 일등석을 마다하고 숙소도 1인실이 아닌 필자와 함께 평범한 2인실에서 함께 지내면서도 혹시라도 필자가 불편하지나 않을까 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새벽이면 노트북으로 외국어 공부를 하고 일행들 사진도 손수 찍어 보여주는 소탈함을 보였다.

업무적으로는 수리(數理)에 유난히 밝은 면을 보여 서류를 검토할 때 재확인을 해야만 했다. J부시장은 집무실 문을 늘 열어놓고 근무하였는데 이는 투명하고 공개적이고 공정한 행정을 하겠단 의지의 표현이었는데 한마디로 대인(大人)이고 군자(君子)다움이었다.

다음은 K부시장으로 안산시의 숨은 매력을 발굴하여 도시브랜드를 높이고자하였다. 따라서 타도시와 비교되는 유무형의 자원을 찾고 홍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는데 산물(産物)이 바로 ’안산시자랑거리10선(選)‘,’안산출신 명사(名士)’안산에 거주하는 중앙부처나 경기도의 공직자를 초청하여 시정설명회를 개최하여 국도비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도 있었다.

K부시장은 결재서류의 문장을 사전으로 확인할 정도로 디테일했으며 업무지시한 사항은 24시간 이내에는 반드시 피드백을 원하는 한마디로 행정의 FM이었다. 필자는 당시 업무 때문에 둘째 딸 초등학교 졸업식에도 참석치 못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雪泥鴻爪(설니홍조)란 사자성어는 눈 위의 기러기 발자국처럼 인생의 흔적은 지워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해 사람들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미적(美績)을 남긴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이 시대의 공복(公僕)이 아니겠는가?

저작권자 © 투데이안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