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고
  • 기자명 투데이안산

모두를 위한 416안전공원 디자인 방향 2

  • 입력 2017.08.23 20:49
  • 댓글 0

                  모두를 위한 416안전공원 디자인 방향 2

                    문정석(도시연대 커뮤니티디자인센터장, 소셜디자인랩 대표)

*재난안전교육의 터전으로 자리 잡은 공간 그러나 미완의 합의,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2003년 2월 18일 대구 중구 중앙로역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개인에 의한 고의적 방화와는 별개로 대구광역시와 지하철 관련자들이 사고를 축소/은폐하고 현장을 훼손하는 등 부실한 대응으로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밝혀져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에 대한 큰 파장을 주었다.

이 참사를 교훈 삼아 2008년 12월에 대구 시민안전테마파크가 개관하였는데 그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지역갈등과 합의과정, 아직 해결되지 못한 현재진행형의 이슈들을 짚어보는 것이 416추모공원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필요할 것이다. 추모공원은 참사발생 이후, 대구 중구와 수성구 달성군 화원유원지 등에 건립하는 방안이 추진되었지만 대구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화랑유원지에 유골 등을 안치하는 추모관이 들어서기는 부적절하다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와 해당 부지에 매장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결국은 새 후보지를 찾게 된다.

그러다가 2005년 대구시는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 부근 집단시설지구에 안전교육장과 전시관, 주차시설, 야외 휴식공간 및 안전을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 등을 갖춘 시민안전테마파크 조성계획 공개입찰 공고를 냈다. 하지만 여기서도 동화사 집단시설지구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일어났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주민들의 사전 동의 없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해당 부지가 원래 레저 및 오락시설 건립용도로 지정된 뒤 대구시가 20여 년간 방치해 온 부지이므로 당초 용도대로 개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시는 이미 해당 부지 내 시유지에 안전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와 합의한 상태였으며 그 안에 지하철사고 희생자 추모 조형물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대구시와 유가족 측이 안전과 추모를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만을 설치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상인들은 추모관(납골당)과 위령탑이 들어서지는 않을까 의심하고 있었던 것.

이런 과정에서 대구시는 유족들이 당초 요구했던 추모관(납골당)과 위령탑을 유족들과 협의를 통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으며 대신 희생자 묘역을 시립공원 묘지 등에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은 일단락이 되었다. 조성 이후에 뚜렷한 추모공간이 없던 유족들은 테마파크를 ‘추모공원’으로, 조형물을 ‘위령탑’으로 이름을 바꾸고 추모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시에 요구했으나 주변 상인들과의 마찰은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에 2009년 ‘유골매장’사실이 폭로되면서 상인과 유족, 시가 얽히고설킨 민 형사 소송이 오가기도 했다.

현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꾸준한 콘텐츠 투자를 통해 가족단위 체험객과 외국인 체험객 증가로 지역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최근에 추모공원 조성문제가 재 논의되고 있다. 218안전문화재단이 유족들의 오랜 염원인 추모공원 조성을 위해 테마파크 명칭 변경을 재검토하자 지역 상인들이 다시 반발한 것이다.

재단은 참사 이후 14년의 시간이 흘렀으므로 타협을 통해 상생발전 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으나 상인들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근에 ‘다크투어리즘’이 주목받으면서 역사적 아픔을 환기하고 교육하는 형태의 관광이 세계적으로 성숙해지고 있으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 및 해외에서도 찾는 안전교육의 터전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시민의식의 성숙이 아쉬운 부분이다.

*사례를 통해 본 추모공원의 가치와 의미, 명소화의 방안들

위의 사례들을 통한 가장 큰 시사점은 지역사회와의 교감이 추모공간 조성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점이다. 당장의 큰 그림과 그 완성보다 중요한 일은 할 수 있는 것부터 의미를 담아서 조금씩 논의를 진전시키면서 지역사회와 꾸준한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추모공간을 조성하는 인내심과 노력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희생자 유가족들만이 슬픔을 추모하는 공간을 넘어서, 우리 시민사회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일상공간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아름다운 공원이자 생명교육의 장소로 조성하여 미래를 위한 가치와 의미, 공공성을 담은 공간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생명의 귀중함에 대한 사회통합의 가치가 구현된 장소로서 안산시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겠다. 그러한 방안들을 통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현재 우리의 문화적 방식을 제시하고, 그 문화적 방식이 주민들의 의지와 참여를 통해 마을과 사회의 형태로 재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분열된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공통의 과제이자 가치일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안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