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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기자명 장기준 기자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1

  • 입력 2018.09.06 09:14
  • 수정 2021.12.29 10:43
  • 댓글 0

                                                

 

                          도시에서도 물은 생명이다.

며칠 전까지 초가을 비가 장마같이 내렸다. 많은 사람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다. 올해는 물 걱정을 안 해도 되니 말이다. 현대 사회가 되었어도 물에 대해서는 여전히 마땅한 대책이 없다. 본디 우리나라 장마는 유월 말부터 팔월 초까지인데 이런 기후 패턴이 우리나라에서 깨져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은 길어지면서 더 더워지고, 겨울은 짧아지면서 더 따뜻해지고 있어서다.

오랫동안 논농사에 의지해왔던 한민족은 하늘이 내려주는 물을 받아 비교적 잘 이용해왔다. 그러다 보니 물을 귀하게 여겼다. 하지만 오랫동안 가뭄이 지속 되면 온 나라가 혼란을 겪었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도시화가 90% 이상 이루어졌고, 도시민들은 전원생활을 하던 예전과 비교해 훨씬 물을 더 사용하고 인구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물을 잘 저장하고, 관리하는 대책이나 기술은 마땅찮다. 게다가 비는 더욱 불규칙하고 국지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가? 스위스 취리히를 여행할 때 깜짝 놀란 것이 시내의 한 고급 호텔에서 종업원이 건물 밖에 있는 수도에서 물을 받아 손님들에게 내어놓는 것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도 여행객들이 역전이나 길거리의 수도에서 물병을 채우는 것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수돗물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 한 일이다, 이들 나라는 수자원이 우수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설명이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수질과 원 수자원의 수량관리가 잘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자원에는 당연히 지하수까지 포함된다.

안산 단원구 화정동의 꽃우물은 아무리 가물어도 바닥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재작년에 바닥을 들어내고 말았다. 원인은 과도하게 지하수를 내어 쓴 까닭이다. 한번 지하수위가 크게 낮아지면 다시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였다. 지층에서 지하수가 빠지면 다른 수계에서 역류하여 지하수가 오염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인근 시화호의 물이 지하수로 스며들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예는 다른 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제주도에서는 이런 상황이 전개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연을 크게 훼손하고 물을 대책 없이 많이 사용하다 보니 어떤 지역에서는 거대한 호수 지역이 사라져 사막화가 되기도 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중앙아시아의 아랄해 (Aral Sea)이다. 한반도 면적의 약 30%에 달하는 지구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으나 이젠 수면이 1/10도 남지 않았다. 이런 호수가 전 세계적으로 10개가 넘는다.

 

 

생물들은 물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10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15분 이상 걸어야 물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나 하천은 예전의 모습을 잃고 물이 오염된 경우는 수없이 많고 제대로 된 복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안산천에서도 40년 전만 하더라도 중류에서 수영도 하고 수리산 계곡에서는 가재도 쉽게 잡았었다. 깊이 생각해보지 않더라도 아랄해와 한 도시의 물관리가 기본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수자원(지하수 자원 포함)을 대책 없이 무한정 사용하고, 물의 순환과 형성된 시스템을 파괴한다면 다른 자연자원과 마찬가지로 사라지게 된다. 한 도시는 한 나라의 일부이고 한 나라는 지구의 일부이다. 지구의 71%가 물로 덮여 있지만 마실 수 있는 물은 1%에도 크게 못 미친다. 도시에서 발원지를 살려내고 수계의 자연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수자원의 상황을 잘 확인해야 한다. 이는 도시 생태계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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