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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2'

  • 입력 2018.09.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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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태계서비스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자본, 즉 돈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경제적 손익에 따라 웃고 울고 한다. 경제가 모든 사회적 가치를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가치들도 시장 가치들로 바뀐 지 오래다. 연예인들과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몸값이 이미 그렇게 되었다. 그러면 우리를 둘러싼 나무들의 가치가 어떨까? 나무를 구매하여 인건비를 주고 심었으니 그 값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값이 나무의 가치라면 왜 나무를 하필 특정한 자리에 심고, 많은 수의 나무를 심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간다. 이런 예산으로 복지비용으로 바꾸는 것이 더 좋다고 하는 이도 있다.

도시숲이 도시의 온도를 낮추고 나무가 미세먼지를 줄인다면 나무를 보는 시각은 달라진다. 보통 도시숲이 있는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가 최대 3℃ 이상 차이를 나타낸다. 국립산림과학원의 한 전문가는 도시숲 중에서도 ‘생활권 도시숲’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생활권 도시숲이란 도시 내에 시민들의 활동반경 내에 있는 인접한 것으로 공원이나 거리 등에 있는 숲을 말한다. 전문가는 “우리나라 국토 중 63.5%가 산림이지만 생활권 도시숲은 국토의 0.5%, 전체 도시숲 면적의 3.7%에 불과하다.”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평균 면적이 일인당 8㎡가 되지 않으며, 세계보건기구는 최소 9㎡ 이상을 권장한다.

 

유엔의 지속 가능한 목표(SDGs)에서는 2030년까지 15㎡를 달성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 도시에서는 이미 이 면적을 초과한다. 산업단지가 많은 안산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경기도에서 여름 폭염일수가 가장 적었고, 산림을 둘러싸인 홍천은 올여름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온도인 41℃를 나타내었다. 이 점은 도시라 하더라도 어떤 곳에 나무를 많이 심는 가와 비록 산림 지역에 위치하더라도 도심의 나무 밀도 차이와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안산은 1인당 면적이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을 넘어섰다.

요즈음 문제가 되는 미세먼지도 숲과의 연관성이 있다. 관계를 연구한 논문들이 많은데 2016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42%는 숲이 흡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농무부의 도시숲 조성의 주요 원칙과 목표는 일반 시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계량화, 그래픽 화 하는데 있다. 즉 세 개 원칙, 첫째 숲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과 행복 향상, 둘째 공동체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의 극대화, 셋째 공동체 형성 및 자연 생태계의 회복력 구축하는 데 있다.

 

워싱턴D.C.는 도시숲을 통해 우수관리 비용을 20년마다 47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를 절감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또 로스앤젤레스의 100만 그루 나무 식재는 35년간 약 19억5,000달러(약 2조2,000억 원)로 추정되는 생태계 혜택을 제공한다. 생태계가 제공하는 혜택이 바로 생태계서비스(ecosystem service)이다. 미국 농무부는 도시숲 조성 및 관리계획에 있어서, 기준 및 목표로 사용될 수 있는 생태계서비스를 수치로 환산해서 시민 건강과 환경질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에 대해서 재화(화폐) 수치로 환산하지 않으면 잘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이렇게 본다면 아름다운 경관이나 선선한 바람과 깨끗한 공기도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인류가 생활하고 발전하는데 사용되었던 모든 물질이나 에너지도 궁극적으로 생태계로부터 나온다. 우리 생활에 쓰이는 모든 것, 예를 들면 음식, 연료, 건축자재, 의약품 등이 기본적으로 자연생태계로부터 받았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고 느낀 체험이나 생태관광 그리고 문화유산까지도 생태계의 문화서비스로 구분한다. 그동안 생태계가 제공한 것으로 인류는 삶의 질을 유지 해왔는데 물질의 원천인 생태계를 잘 관리하지 못하여 이젠 그동안 누렸던 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특히 도시에서의 자연자원의 과도한 이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고 따라서 자원의 이용 비중이 커짐에 따라 도시민의 생활양식이나 철학이 지구환경과 생태계의 지속성과 회복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도시들은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물론이고 그 가치를 도시 자산의 일부로 보고 잘 관리해야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생태계서비스가 공식 자산으로 취급될지도 모른다.

(사진1) 제종길 전 안산시장
(사진2)도시에서 숲과 하천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가치 차이는 얼마나 될까? (경기도 안산)
(사진3)생활권 도시숲이란 집으로부터 가까이 있는 숲을 말한다. 즉 시민들의 활동과 밀접해 있는 숲이 많을수록 시민들은 안정감을 느낀다. (오스트리아 멜크)
(사진4) 도시에서도 아름다운 거리 풍경을 보고 정서적인 감정으로 예술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도시 생태계의 문화서비스, 즉 문화가치라고 할 수 있다. (스위스 취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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