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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장기준 기자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4

  • 입력 2018.10.1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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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4

                         (비전이 있어야 도시가 발전한다.)

어느 도시나 비전을 가지고 있다. 어떤 도시로 보이고 싶어 하는지는 시정책임자 누구라도 잘 나타내려고 한다. 하지만 미래에 되려고 하는 도시에 대한 명칭이나 용어가 다 비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전에서는 비전(vision)을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으로 풀이한다. 비전에는 ‘눈에 보이는’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따라서 시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뚜렷하고, 시민 대다수가 동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행복한 도시’라고 하면 누구라도 이해하고 좋아할 수는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 하자는데 이의를 달 시민은 없을 것이다. 행복은 세상 모든 도시가 꿈꾸는 공통의 목표이다. 그러니 다른 도시와 차별을 가질 수가 없는 너무 평범한 것이되어 주목을 받지 못한다. 비전의 한 도시의 희망이자 브랜드 가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도시 간 경쟁이 있을 수 있다. 인기가 있는 비전이라면 먼저 내세우는 것도 그래서 필요하다,

순천은 ‘생태수도’로 비전을 내세웠다. 순천만을 잘 보전하여 한국에서 생태나 습지만으로 볼 때 순천이 수도라고 주장하는 것이 된다. 현재 순천시의 성취한 성과나 도시의 발전상으로 보면 시의적절한 비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의 키타큐슈(北九州)는 ‘환경수도’로 내세워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오염도시라는 불명예를 지고 있던 이 공업도시는 ‘환경’이라는 주제로 멋진 반전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환경정책을 앞서 만들어 오염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도시의 자산가치를 높인 곳이다. 도시전문가들도 이젠 아시아에서 최고의 환경도시로 이 도시를 떠올릴 정도다. ‘생태도시’ 울산도 매우 비슷한 사례이다. 완전히 썩었던 태화강에 연어가 올라오고 수영을 할 정도가 되었다.

정책적으로 보면 비전은 도시의 최상위 목표이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가능하면 방향이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쉬워서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그 도시의 장점을 발굴해 내어야 한다. 시민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비전으로 삼으면 좋다. 설령 좋아하지 않더라도 도시의 미래가 비전을 통해서 보이고, 장점이 될 것 같은 확신을 심어주면 된다.

두 번째로는 기존의 단점이나 부정적인 면이 있었다면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 키타큐슈와 울산뿐 아니라 유엔에서 우수한 환경도시로 손꼽았던 브라질의 쿠리치바와 독일의 프라이부르크가 그런 도시이다. 세 번째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비전을 달성하거나 그 과정에 도시의 가치가 높아지도록 해야 한다.

비전을 달성하려면 몇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각 목표는 또 몇 개의 실행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체계적인 추진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누가 보더라도 ‘비전’은 꿈같고 이상적이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가 있다. 이럴 때 하위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보고 “아하!”할 수 있어야 한다. 실행계획에는 목표 연도와 결과가 정량적으로 나타나면 더 좋다.

‘숲의 도시’라고 하면 목표가 ‘국내 최고의 도심 녹지 면적을 만든다.’ 하면 실행계획에는 나무를 어떻게 심고 작은 동네공원들을 몇 개 만들어 2030년에 시민 일 인당 15㎡가 되도록 만드는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게 마련이다. 수립한 목표는 매년 확인하고 시행착오가 있으면 수정해 가면서 목표 연도에 목표가 제대로 달성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실행계획이다. 도시의 정책에는 반드시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어있어 계획을 잘 수립하기만 하면 실행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안산의 경우 ‘숲의 도시’로 비전을 세워서 계획대로 추진한 결과 2015, 2016, 2017년 3년 동안 경기도에서 한여름에 가장 폭염일수가 적은 도시가 되었다. 당연히 시민 한 사람당 녹지 면적도 늘었는데 약 6㎡이던 것이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9㎡를 넘어섰다. 이런 성과가 바탕이 되어 친환경경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상들을 받았다.

비전을 잘 세우고 목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 어느 시점에서 도시가 가지고 있었던 부정적인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대체되고 나빴지만 높던 지명도는 변화를 추구하고 혁신을 하는 도시로 빠르게 탈바꿈되어 이전 지명도 이상의 명성을 얻을 것이다. 그렇게까지만 되면 시의 중장기 계획들이 모두 탄력을 받고 시민들도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바른 비전이 있는 도시는 10년이나 그 이상 시간이 흘렀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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