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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이야기 29

  • 입력 2019.07.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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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를 바꾸는 도시환경교육을 시작해야 할 때다.

공원에서 아침 산책하다 마구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기분이 상한다. 도시에 쓰레기 더미가 가득하다면 그 도시에서는 누구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쓰레기 문제는 도시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민 각자가 주의한다면 비록 시스템이 약하더라도 도시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독자들은 동의하는지 모르겠다. 쓰레기의 문제만이 아니므로 도시에서는 시스템의 개선 외에 개인의 시민의식 변화에도 기대해야 한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물론이고 플라스틱 오염과 미세먼지 등 환경이슈가 사회의 문제들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문제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고 얽히고설켜 있어 도시에서는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를 매기기가 쉽지 않다. 도시재생과 자연복원 그리고 빈곤 퇴치와 고령화 문제뿐만 아니라 교통과 상하수도 그리고 경제와 사회 혁신에 관한 문제까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없고, 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이 도시의 특성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서로 부딪치고 어울려 사는 곳이라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 나오는 곳 또한 도시다. 그래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과 방식의 창안도 가능하다.

도시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한다는 점도 특성 중에 하나다.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역동적인 사회에서도 리더십과 시민들의 역량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시민의식의 총합이 긍정적이고 의식 수준이 높으면 어떠한 위기에도 잘 대응하고 극복하는 회복력을 가지게 된다. 회복력이 큰 도시가 좋은 도시이다. 도시에 대한 애정과 다른 사람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정의감 그리고 환경적으로 건전한 사고 등이 위기에 대처하는 사회적 역량의 총합이 도시의 회복력인 까닭이다. 아무리 좋은 인프라와 많은 투자가 있다 하더라도 시민들의 건전하고 합리적인 의식이 없다면 노력에 대한 성과가 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시민들의 의식을 향상할 수 있는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교육이다.

 

 

한국의 도시에는 자원봉사센터나 환경 관련 기구나 재단이 있고, 동이나 리 단위에서도 각종 교육 기능이 있다. 아울러 많은 시민단체나 교육 기관도 사회교육을 추진하고 있어 교육 인프라는 대체로 넉넉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도시나 글로벌 시민의식 교육프로그램은 미약하다. 대부분 평생교육이나 자원봉사에 치중하고 있다. 환경교육은 환경이라는 주제에 치중되어 있고 도시의 내부보다는 외곽의 보호지역이나 자연성이 뛰어난 숲이나 습지 등에서 진행된다.

도시 생물 다양성이나 도시농업 그리고 도시숲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는 하나 단편적이고 지속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이러한 활동들이 전체 시민들이나 공동체로부터 공감대를 얻는 경우도 드물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일본의 기타 규슈, 브라질의 쿠리치바 등 잘 알려진 환경 도시들은 환경교육을 통해서 시민들의 공감대를 끌어내 정책 성과를 높일 수가 있었다. 이 경우를 도시환경교육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도시환경교육을 정의하려는 노력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알렉스 러스(Alex Russ)는 ‘도시환경교육은 환경교육의 다양한 분야들 가운데 하나로서 프로그램은 지역 사회 환경 리더십, 긍정적인 사고하는 청소년, 도시 자연생태계 유지, 도시 환경 복원, 녹색 인프라, 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 녹색 직업, 환경 예술, 도시농업 및 환경 정의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다양성에도 도시의 환경 보전과 인간 복지에 중심을 두고 있다.’라고 하였다.

 

 

더 나아가 알렉스 러스와 같은 대학의 동료인 마리안 크라스니(Marianne Krasny)가 편집하여 엮은 책 ‘도시 환경교육 리뷰(Urban Environmental Education Review)’에서 도시환경교육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도시환경교육은 비교적 새로운 분야인 것처럼 보이지만 환경교육과 관련 보전 교육은 오래전부터 도시에 관심을 돌렸다.  도시환경교육 활동은 더 강의실, 공원 또는 멀리 떨어진 주거지에 국한되지 않으며 실제로는 공동체 정원, 하수처리장, 운동장, 녹색 건물 그리고 도시 복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 환경에서 실시된다.  

환경친화적인 행동에 대한 집중보다는 개인의 환경 규범을 변화시키고 환경 시민의식을 육성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최근의 경향은 교수법, 환경, 교육자, 피교육자 그리고 목표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도시환경교육’이라는 용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정당화하였다. 도시가 지속 가능성과 회복력 혁신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도시의 환경교육은 환경교육 분야를 다양성과 관련된 실험을 포함하여 혁신적으로 만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환경교육에는 여전히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특징은 자연생태계가 훼손되고 지속적인 교란이 일어나고 있는 점과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우리는 앞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뒷받침하는 생태계의 기능을 복원해야 해야 한다.  즉, 자연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연과 협력과 공존을 도모해야 한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사는 도시생태계의 기능과 서비스를 증대하고, 그 서비스가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그래서 서비스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노력을 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숲과 녹지를 늘리고 숲이 있어서 한여름 도심 온도가 낮아져 폭염일수가 줄고, 기후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학생들의 학습 역량이나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시민들이 알게 되어, 숲 조성에 더 나서는 노력을 하게 되는 이치와 같다. 이 과정에서의 시민교육을 도시환경교육이라 보면 이해가 쉽다.

따라서 도시의 생태 공간이 복잡하고 변화도 심하므로 지역 사회 전체가 함께 행동하고, 함께 배우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이때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그들이 도시의 미래이고, 자신들이 속한 사회 생태계의 작동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시환경교육은 궁극적으로 도시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적응 역량을 높이며, 사회적 자본을 발전하게 하는 일이다. 이런 일들을 통해 시민의식을 변화시켜 지속 가능성과 회복력이 높은 도시로 만들어서 시민들의 복지 향상과 안정된 자연환경을 가진 보다 성숙한 도시로 나아가게 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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