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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이야기 33
 도시민들이 생활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시정에 대한 신뢰가 안전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안전도시 평가에서는 종합 4위를 하였다.)

                    어떤 도시라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도시민들의 삶은 전원의 단조로운 생활과는 확연히 다르다. 도시가 커질수록 도시 시스템은 더욱 복잡다단해진다. 도시에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살피고, 공동체의 미래 등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각박한 도시환경 속에서 바쁘게 지내다 보면 안전에도 무감각해질 수도 있다. 도시에서 시민들의 건강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도 전 세계 인구를 빠르게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은행(the World Bank)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1960년에 도시화 비율이 33.6%에 불과하던 것이 2018년 현재는 55%를 넘어섰다.

예상보다는 빠른 도시화는 2050년이 되면 68%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시화 비율은 81%였다. 여러 측면에서, 도시들은 사회와 경제의 중심지로서 기능하고 있어 개발도상국일수록 도시화 속도가 빨라진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인구 규모의 거대도시들을 만들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인구가 천만 명 이상인 도시가 31개였는데, 2030년에는 41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전은 사전 예방이 중요하고,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도시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역량, 즉 회복력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 (일본 도쿄, 안전도시 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방사능 안전 평가가 없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싱가포르에서 유명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지가 개최하는 안전도시 정상회담(Safe Cities Summit)이 있었다. 회담에는 전 세계의 정책 입안자, 경영진, 전문가 그리고 기업가들이 모여 사이버 보안, 교통과 인프라, 범죄 예방 그리고 도시 주민의 건강과 복지를 포함하여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도시들의 규모와 수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정부, 민간 부문, 시민들과의 연결성, 안전과 개인 정보 보호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시를 조밀하게 연결하는 전력망은 시민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잠재적으로는 사이버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  도시 전역에 깔린 CCTV 카메라와 센서를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과 동시에 사생활이 침해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 이밖에도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회복력 있는 도시 건설과 안전한 주택 마련 등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전 세계의 수많은 도시에서 저소득 가정들은 열악한 거주 환경과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점도 거론되었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는 전 세계 도시 거주자의 1/3 정도인 12억 명이 안전하지 못한 주택에서 사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날 안전도시 순위가 발표되었는데 서울이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함께 공동 8위였다. 이러한 순위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 EIU)에서 제공한 안전도시 지수 2019(Safe City Index 2019: SCI 2019)에 따른 것으로 디지털 안전, 건강 안전, 인프라 안전 그리고 개인 안전 등 네 부분의 57개 지표를 가지고 60개 도시의 순위를 매긴 것이었다.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건설사업은 그 자체로 안전해야 하지만 투명하게 진행되어 완공 후에도 안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표 예를 들면 디지털에서는 사생활 보호 정책이나 디지털 위협에 대한 시민의 인식수준 등이 있고, 인프라에서는 교통안전에 관한 법 집행, 재해 관리, 자연재해에 의한 사망, 전력, 철도, 도로 네트워크 등이 있으며, 건강에는 수질이나 공기 질은 물론이고 유아 사망률, 환경 정책, 건강보험 가입 정도,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 등이 있었다. 그리고 개인 안전 지표는 공동체 중심의 순찰, 총기 관리, 형사사법 제도의 효율, 경범죄 정도, 마약 사용률 등이었다. 서울은 건강 안전 부문에서 세계 3위에 올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SCI 2019는 "도시 회복력"을 보다 잘 측정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도시가 내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회복력의 개념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도시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하나 강조되고 있는 점은 투명성이었다. “투명성은 도시 안전에 있어서 자산만큼 중요하다.”라고 하였다.

세계은행의 부패 관련 척도에 따라 측정한 도시의 투명성 수준은 지수 평가 점수와 소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투명한 도시 행정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나 건설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으리라고 보았다. 도시 안전지수의 네 부분 전부에서 투명성과 책임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잘 관리되고 책임 있는 도시는 더 안전한 도시라 판단하였다. 그러므로 잘 관리되지 않은 도시는 회복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안전도시 지수 2019(SCI 2019)로 도시를 평가한 보고서에서 발췌한 네 안전 분야와 분야별 상위 도시를 열거하였다.

 

한편 우리 정부의 국민안전처에서는 안전에 관한 각종 통계를 활용하여 기초자치단체별 안전수준을 계량화하여 ‘지역 안전지수’를 매년 공표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화재, 교통, 자연재해, 범죄, 안전사고, 자살, 감염병 등 ‘2015 지역 안전지수’ 일곱 개 분야를 첫 공표하였다. 각 분야를 안전수준으로 평가해 각각 1∼5등급으로 계량화하였다. 안전수준 측정을 통해 자치단체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취약부문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함으로써 국가 전반의 안전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하지만 발표 이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음에도, 지수의 발표는 계속되고 있다. SCI 2019와 비교하면 우리 안전지수는 단편적이면서 특히 ‘범죄’ 부문에서 취약지표 적용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즉, 지역 안전지수는 100 - (위해 지표 + 취약지표 – 경감지표)로 정해지는데 취약지표가 합리적이지 못하면 사실과는 다른 등급이 나올 수밖에 없다. 관광객 수나 다문화 주민 수 그리고 저소득층 인구의 수가 취약지표로 잡혀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관광지나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곳은 해당 도시의 안전관리 수준과 관계없이 범죄 취약지역이 되는 것이다. 비록 한 분야지만 도시 안전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단순한 소수의 지표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인구가 집중된 도시에서 안전은 다양한 측면에서 위협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위협요인들을 잘 평가하고 모니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도시의 복잡성을 잘 이해하고 투명한 시정을 펼치는 것이 도시 안전과도 직결된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투데이안산  jun@todayan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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