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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바람드는 섬, 여의도

  • 입력 2020.11.1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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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드는 섬, 여의도

 

                                       안산시단원구선관위 홍보계장 권병연

저기 어디쯤 겨울이 오고, 섬 여의도에는 어느 고요한 나라의 군주께서 보낸 바람들이 검을 하나씩 물고 모여드는데 저들 무리가 섬 한복판에서 정신없이 떠들고 있다.

혹독한 검에 잘린 혀들이 도처에 뒹구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섬에는 떠드는 자들 남녀노소 여전히 가득하고 섬에는 절반이 저들이고 절반이 검을 물고 있는 군주의 바람들이다.

위험한 바람의 검 끝을 피해 아슬아슬 꽤를 벗고 쉼 없이 떠드는 저들. 입 좀 다물어, 시끄러워 못 살겠네. 이래저래 시끄러운 섬, 여의도. 떠들수록 검을 입에 문 바람들이 들어오는 섬, 여의도.

저들이 조용한 건 혀가 잘렸거나 섬을 뜬 것이려니 부끄러움도 염치도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의 섬, 여의도. 그래서인가? 저 섬에는 늘 비린내가 났어.

오! 고요한 나라의 군주시여! 검을 거두시고 정 뭔가를 보내시려거든 호드기라도 보내시어 조화로운 음악이라도 들으시길.

저들의 어찌할 수 없음은 허기진 열정이려니 한 푼 보내시어 그 허기를 달래시길. 그리하여 저 섬, 여의도에 더러는 음악이 흐르고 부드러운 고요가 찾아들길 앙망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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