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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김희삼 칼럼] '인도 태평양 시대'를 읽는 방법 하나(상)

  • 입력 2023.09.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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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산학 연구소장
(사)안산학 연구소장

 

 

인도 태평양 시대를 읽는 방법 하나(상)

 

항해사와 상인들이 산타마리아호를 타고 몇 번의 실패 끝에 낯선 땅 인도에 내렸다. 사람들은 그 원시림에 매장된 금은과 향신료를 찾기 위해 원주민을 부렸고 노예의 일부를 본국으로 송출하기도 했다. 그들이 이 지역을 인도로 착각한 것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시아의 위치를 잘못 계산했기 때문. 그래도 인류의 역사는 그 선단의 선장 까삐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최초의 아메리카 발견자라고 무리없이 기록한다. 마르코폴로 이후 그만한 모험심과 소신과 용기를 가진 자는 없었다.

17세기가 되자 이번엔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우수한 종족으로 분류된 유럽인들이 종교적으로 무장하여 속속 북쪽 땅으로 들어왔다. 역시 그들도 신대륙이라는 원시림에 묻혀있는 자원을 개발하며 서쪽을 향해 끝없이 영토를 개척해나갔다. 미국이다.

위대한 도전이나 모험은 오래동안 기억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지를 놓지 않으려 했음일까. 자신이 1천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밟은 그 제도(諸島)가 인도 또는 아시아의 일부라고 끝까지 확신했던 신념의 항해사 콜럼버스는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믿음을 선명하게 외치는 용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때가 되자 대서양을 한 바퀴 회항한 후 육신을 산토도밍고에 묻었다.

그런 콜럼버스 시대를 지나 17세기 이후의 영토 확장, 남북전쟁 후의 시민권 증대 그리고 20세기 초까지 3세기에 걸쳐있는 시기가 서부 개척시대이다. 이 시기에 미국이 학습한 것은 세계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서구적 인권에 기초를 한 것으로서의 도전과 개척 정신 그리고 군사·경제력이 우선 조건이라는 것, 미국은 이것을 깨닫고 부를 창출하여 유럽 일부를 포함한 세계 도처로 패권을 펼쳐나갔다. 중남미와 아시아 쪽으로도 우월적 무역권을 행사해 나갔는데, 이때 미국을 따라 해보겠다고 아시아 대륙으로 팽창해 나가다가 폭탄을 맞고 실패한 나라가 일본이다. 미국과 일본은 서로 간에 속내 아는 사이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미국은 독립을 선언한 지 200년만에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그럴싸한 이야기 하나. 미국 사람들의 이런 팽창을 향한 염원 속에 꿈 하나가 숨어 있다면 그것은 혹시 인도 대륙에 대한 꿈' 같은 것은 아닐까.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가다가 중미에 잘못상륙한 사건 이후 500년 이상, 작게는 독립 선언 이후 250년 동안 핏속에 면면히 흐르는 남겨진 숙제 같은 것, 나는 미국인들이 원핵세포 속에 갖고 있을 법한 그 꿈을 인도에의 향수(鄕愁)라고 말해본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어떨 때는 망각해버리기도 했다. 지난 2017년 트럼프가 미국 서해안에서 인도 서쪽 해안까지를 비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해결, 투자 개방성,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을 내세우며 이것을 인도태평양전략으로 삼을 때만 해도 그것은 인도 향수에 대한 설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후 바이든 수뇌부에 들어와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자신들에게 숙명처럼 예정되어 있던 종착지 인디아바다로 접근할 기회를 얻었고 마침내 콜럼버스가 이루지 못한 인도 서쪽 바다로 가는 행해 작업을 방계 혈손들이 2023년 작금에 와서 실현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미국을 바라보면서 나는 15세기 이후 북구가 지구를 향해 지배권을 팽창해 나가던 대항해 시대를 생각하게 된다. (중세 이전에는 중국, 몽고, 인도가 있는 아시아권이 지구의 중심이었다. “인도양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기동성(機動性)이나 물동량(物動量) 적재에서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육지에서 바다로 을 옮겼고 실크로드는 교통량을 줄였다. 발달된 선박 건조술과 천문, 항해 기술에 의해 서양 문물은 급속도로 동방으로 퍼져 나갔고 그 대신 향신료나 비단같은 동방의 교역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됐다. 이때가 인류 역사가 대항해 시대또는 발견의 시대라고 기록하고 부르는 시기다. 지구의 핏줄을 돌게 만든 위대한 항해 여정, 상단은 항운사 주식을 매수했으며 동서의 활발한 교류로 인해 상업 자본은 축적되고 지속적안 재투자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대항해시대를 닮은 미국은 지금 과연 달러를 기축으로 만들어 돈줄을 쥐었고 그 위에 군사력과 첨단기술로 골격을 짜고 경제·금융·정치·공학·산업·항공·행정 분야는 물론 우주 발사력까지 탑재하여 전보다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때는 문명의 무차별 충돌, 착취, 파괴였지만 지금은 문명의 선별적 기획, 비신화적 점령인 것이 다르다면 다른 것이다. 당분간 대체는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 한국이 미국의 이런 전략에 합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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