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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김희삼 칼럼] '인도 태평양 시대' 를 읽는 방법 하나 ③

  • 입력 2023.10.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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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산학연구원 연구소장 김희삼
(사)안산학연구원 연구소장 김희삼

 

'인도 태평양 시대'를 읽는 방법 하나 

 

미국이라는 국가가 18세기 중반 자신들이 독립선언문에다 기초한,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된다는 말, 그 말을 바탕으로 동서를 막론하고 봉건 내지 절대 왕조가 지배 체제이던 이념 트렌드를 깨고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로 불과 2세기 반만에 세계 최강국을 만들어낸 정신력에 경탄해마지 않으며, 더욱이나 우리로서는 6.25전쟁의 수렁에서 구해준 헌신적인 은공을 결코 잊지 못한다고 말씀드린다.

지금 우리에게도 맘껏 향유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가 있다. 그것에 기초한 합리적 이기심으로 생산해낸 국부, 그 국부가 국민소득 기준 일본의 90%까지 따라잡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괴력의 원천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식재해준 바로 그런 체제가 승리된 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미국 스스로가 이미 인권, 노예, 차별 등 인륜에 죄송스러운 질곡의 수레바퀴가 굴러간 역사가 있으면서도 혹시 패권주의 정신으로 세계적 확장을 시도하려는 집념이 강하다면 그것은 그들의 자유라 하겠지만 우방의 입장에서도 얼핏얼핏 주목과 긴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당연하다고 본다. 그런데 최근 ‘3각 안보협력체제’(정부발표)라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삼국시대 이래 일본으로부터의 침탈과 합방에 원초적 분노를 품고 사는 우리로서는 그것을 자꾸 일본과 연결지어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속은 우리가 가장 잘 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할 수 없는 우리만의 생각인데 그들의 군대가 한반도 동쪽으로 상륙하는 몹쓸 상상까지 하게 되는 불필요한 시간을 우리는 결코 허여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는 이 지점에서 고 리영희 한양대 교수가 1980년대에 저술한 역저 역설의 변증이라는 저서에서 주장했던 몇 줄을 인용하여 상기시켜드리고자 하거니와 시대를 읽어내는 탁월한 혜안을 독자 제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리영희는 미국을 축으로 한국과는 한미방위조약, 다른 한 변()에는 일본과의 미일안보협정이 연결되어 있는데 (나머지 한 변이 한국과 일본이다) 그 변이 연결되는 일본과의 군사동맹 구조가 완성되면 일본 군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은 커진다라고 썼다(36). 그러면서 일본의 새로운 군사 지배를 거부할 수 있는 길은 남북 화해뿐이라고 했다(17). 이미 우리는 미국과 조약이 있고 일본은 미국과 협정이 있다. 이번 3각 안보협력체제로 새롭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처음으로 우리와 일본과의 관계가 보일 듯 말 듯설정됐다는 것이다. 한미일 결속 속에 혹시 있을 대한민국의 미래에 영향을 줄 시나리오를 식별하고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만 잘 하면 우리에게 긍정적 시너지가 추가될 것으로 본다.

바야흐로 한미일과 북중러 두 세력의 힘겨루기 시대가 온 것 같다. 사람들은 먼 훗날 이 시기를 또 다른 형태의 대항해시대라 부를지도 모른다. 다른 것이 있다면 15세기 때는 발견(發見)의 시대가 부제였다면 지금은 충합(衝合)의 시대가 부제를 넘어 콘텐츠이자 실행문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공통 상수는 역시 경제력에 의한 부()이다. 일본이 다소 앞서 가지만 우리도 선진국이다. 이런 힘겨루기는 우리가 풍찬노숙하며 뿌리고 발아시킨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의 방호력을 결코 허약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 가치는 해방 당시에 기존 체제와 결별하고 받아들인 소중한 제도이다. 32년 전 레닌 동상 철거로 상징되는 사회주의 붕괴로 그때의 우리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다시 증명해내는 가치이기도 하다.

강대국의 힘겨루기이면서 문명 진화의 시간을 보고 있노라면 석학 리영희 교수가 이미 36년 전에 역설의 변증을 통해 국민들에게 역설한 말들이 주목을 넘어 산중 목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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