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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특별기고) 태국 메솟 메타오병원에서

  • 입력 2016.05.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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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척 힘든 더운 날씨였습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43도를 웃도는 찜통더위는 놀랍게도 태국에서도 65년 만이라 합니다. 모든 공직을 마무리하고 이 곳에서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1년입니다. 에어컨을 갖추지 못한 진료실에서는 하루종일 땀이 흐릅니다.

메솟은 방콕에서 북서쪽으로 치앙마이에서는 남서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도시로 치앙마이로 부터는 버스로 6시간 걸리고 방콕에서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거리입니다. 버마의 미아와디에 붙어 있는 국경도시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통일되지 못하여 아직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AH1이란 아세안하이웨이가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유럽 터키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캄보디아를 지나 이 도시에서 미얀마로 연결되는 교통과 무역의 요지입니다.

등록인구는 15만 정도라 지만 실제 거주하는 사람은 30 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합니다. 엄연한 태국도시지만 사는 사람은 대부분이 미얀마인이며 미얀마인 중에서도 전쟁을 피해 태국으로 넘어와 살고 있는 소수민족 카렌족입니다.

병원의 공식적인 언어는 미얀마어입니다. 그러나 환자로 이 곳을 찾는 카렌족들은 버마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카렌어로 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버마어와 카렌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은 소통을 위해 영어를 합니다. 하지만 한 발작이라도 병원을 나서면 태국어를 해야 합니다.

사는 사람들만큼이나 사용되는 언어도 아주 복잡합니다. 개중에는 놀랍게도 영어, 버마어, 카렌어, 태국어를 잘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여기 메솟에 난민병원이 세워진 게 1989년도 입니다.

처음 세우고 시작하신 분이 닥터 신시아마웅입니다. 1988년 8월 8일 랑군에서 있었던 민주화항쟁이후 버마정부에 의해 자행되었던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어 이곳에 임시 머무르며 일부 외국 자원봉사의사들과 함께 같이 넘어 온 난민을 돌보기 시작한 곳이 이 메타오 크리닉입니다.

27년 세월과 함께 지금은 직원들이 570명에 이를 정도로 병원 규모가 많이 커졌습니다. 미얀마와 2000km정도 국경을 접하고 있는 태국에는 9개의 미얀마난민촌에는 약 30만 명 이상의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물론 난민촌에도 진료소가 있어 진료를 받고 있지만 좀 비교적 중한 환자들이 메타오크리닉을 찾습니다.

또 많은 환자들이 버마 깊은 산속에서 사는 카렌족들입니다. 가능한 버마 정부군을 피해 멀리 단절되고 깊은 곳을 찾아 살아야하는 난민들이다보니 교통, 교육, 보건의료 등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산중난민들이 병이 나면 몇날 며칠을 걸어서 이 병원을 찾습니다.

또 아주 옛날부터 태국 산 속에서 살고 있는 카렌족들이 있습니다. 이 들 중에는 아직도 태국 국적 없이 산속에서 무국적자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데 이들도 중요 진료대상입니다. 독일 해군 군의관 출신 한의사에 의해 이곳에 한방과가 문을 연지 7년이 되었습니다.

한방과의 강점이 내과부분과 통증관리입니다. 이 곳을 찾아오는 대부분의 환자는 어깨, 허리, 무릎 아픈 환자들과 중풍환자들입니다. 하루 30명 내외의 환자가 다녀갑니다. 이들을 돌보며 큰 기쁨을 찾고 있습니다. 산속에 사는 미얀마 소수민족을 돌보는 의료인들이 있습니다. 무거운 등짐을 지고 다닌다하여 ‘백팩’이라합니다.

3-40kg 등짐을 지고 이 마을 저 마을 환자를 돌보며 길게는 6개월 동안 산 속 마을을 돌아다닙니다. 중앙정부와 소수민족 지방정부가 전쟁을 하면서 미얀마 정부로 부터 면허를 받지는 못했지만 외국인의사들에 의해 의대과정을 거의 마치신 분들이 많습니다.

많게는 1500명 정도 되는 데 불행하게도 한해에 4-5 명이 질병과 발목지뢰로 희생이 된다고 합니다. 한방진료는 때로는 간단한 침과 뜸만으로 가능합니다. 의료여건이 아주 열악한 산 속에서는 아주 유용합니다. 저들의 무거운 등짐을 한방교육을 통해 줄여주고 싶은 게 저의 소망입니다.

작은 것부터 차근 차근 시작하겠습니다. 저를 기억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이 사업을 후원해 주신 안산의제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박강호
안산시청 전 환경보호과장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미국 캘리포니아 사우스베일로 한의과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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