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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생태계와 사람

  • 입력 2016.05.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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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생태계와 사람 (전종옥 안산시 복지문화국장)

‘엘레아르 부피에’는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입니다. 부피에가 프로방스에 왔을 때 그 지역의 땅은 메말라 있었고, 거친 풀들만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숯을 구워 팔아 생계를 유지했지만 숲이 파괴되자 더 이상 숯을 구울 수 없게 되고, 인심은 사나워졌으며, 개울도 말라버리자 사람들도 대부분 마을을 떠났습니다.

부피에는 이런 험악한 자연환경에서 양치기를 하며 홀로 30여년간 떡갈나무와 자작나무등을 심으며 숲을 회생시켰습니다. 부피에의 대가없는 희생으로 숲은 다시 살아나고 개천에 물이 흐르게 되었으며, 생태계가 건강해지자 옛날처럼 살기 좋은 곳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그들의 웃음소리가 숲의 소리와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장 지오노는 환경보호론자이며 평화주의자로 숲이 살아 있으면 생태계가 건강하게 되고 사람도 행복해 진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심어 환경을 살리려는 노력은 1982년 우리나라 대구에서도 시작된바 있습니다. 지금도 대구에서는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시 산림청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당시 관선 시장으로 부임하면서 역점시책으로 나무심기를 처음 추진했습니다.

이후 관공서의 담장을 헐어 나무를 심었고, 쓰레기 매립장에 수목원을 조성하여 연간 수백만명이 찾는 명소로 만드는 등 전국 최초로 1000만 그루 나무심기를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은 주민투표까지 하면서 편리한 도로 개설을 포기하고 불편하지만 나무를 선택하였습니다. 대구시는 이러한 전 시민적 노력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더운 도시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습니다.

신(God)이 세상을 창조할 때 먼저 각종 식물로 숲을 만들고, 그 숲 속에 생물 등을 두어 생태계를 형성한 다음, 마지막으로 인간을 창조하여 생물을 다스리는 권한(權限)을 주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준 “다스림”의 권한은 선의적인 것이 분명하지만, 사람들은 말이 없는 자연을 아무런 생각 없이 무참히 짓밟고, 욕심 채우기에만 몰두했습니다. 최근에 세계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홍수, 가뭄, 산불, 미세먼지, 소두증(밀림이 파괴되면서 이집트 숲모기가 인가(人家)로 흩어져 나와 임신부에게 지카바이러스를 옮겨 태아의 두뇌 발달을 저해하는 질병) 등은 인간이 저지른 잔혹한 자연 파괴에 대한 보복이며 몸부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태계가 몸부림치는 시기에 세계적인 환경·생태도시와 숲의 도시를 지향하는 안산에서 “제1회 생태계서비스 아시아지역회의(ESP)”가 개최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회의는 아시아, 유럽지역 등 20여 개국에서 환경·생태 전문가와 단체, 공공기관이 안산에 모여 생태계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고, 생물다양성 확보와 생태계 보존을 위한 정책을 공유함은 물론 풍도ㆍ시화호 등 안산의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될 것입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안산의 새로운 비전과 범 아시아, 범 세계적 생태계서비스 네트워크가 완성되고 숲과 건강한 생태계 복원의 시초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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