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투데이안산

작은 신념을 지켜나가는 일에 관하여

  • 입력 2016.06.30 15:55
  • 댓글 0

       
                  작은 신념을 지켜나가는 일에 관하여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마저도 초개와 같이 던지며 희생해 온 사람들을 여럿 만나게 된다. 물론 그들이 믿던 신념은 현대의 관점에서 보자면 의아하게 보이거나 심지어는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보편적 가치에 닿아 있는 신념과 그 신념을 표출하는 적절한 행동이 함께 할 때, 우리는 자연스레 그 숭고함에 경의를 표하게 마련이다.

이를 통해 세상이 천천히 앞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고, 하나의 신념을 부르짖으며 다른 신념을 가진 자를 배척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하기를 서슴지 않는 사회는 이미 지나가버렸으며, 앞으로는 서로가 각자의 신념을 존중하고 다른 부분을 토론해가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머지않았다고 순진하게 믿었던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공자는 제자 자공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지 말아야 한다(己所不欲勿施於人).”는 가르침을 남겼고, 예수 또한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오 복음서 제7장 12절).”라는 말씀을 남긴 바 있다. 이처럼 옛 선인들과 많은 종교가 수 세기에 걸쳐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왔고 사람들 또한 그들을 존경하고 믿고 따라 온 이상,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세상이 이쯤에 와서는 이뤄질 법도 하지 않았나.

그러나 극단적인 근본주의적 신념에 경도되어 지역 사회를 넘어 연쇄적인 테러로 세계를 충격에 빠트리고 있는 IS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가장 발전한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룩했다고 여겨지는 미국에서조차 유력 정당의 대선 후보자가 차별과 혐오에 기반을 둔 신념을 무기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현실을 목도한 지금에 와서는, 도대체 신념이란 무엇이기에 타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죽음까지 강요하고 있는 만능의 도구인양 사용되고 있는 것인지 깊은 의문이 들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신념이 다른 이들의 신념보다 우월한 가치가 있다며 큰 소리로 웅변하고 강요하는 이들의 행동은 정작 그 당시에는 큰 목소리에 묻혀 그럴싸하게 지나가버릴지 몰라도, 결국에는 그 모자람이 낱낱이 밝혀지게 마련이라는 믿음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비록 그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 바로 지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모두가 시끄럽고 보기 싫다며 눈과 귀를 닫아 둔 세상에 살기보다 그것은 틀렸다고 용기 내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 세상,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세상에 살고 싶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도 목소리 높여 이야기할 수 있는 그 가치, 자신의 신념에 부끄럼 없는 사람이 되도록 희망하자.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내 주변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담긴 진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라도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저작권자 © 투데이안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