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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시화공단 '직장 내 괴롭힘'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월담' 설문조사결과 직간접 경험 응답비율 47.66%, 성별 여성 42.31%, 남성 49.38%가 경험 응답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지난해 7월 16일부터 시행됐지만 아직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8월부터 11월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7.66%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성별로는 여성 응답자의 42.31%, 남성 응답자의 49.38%가 괴롭힘을 경험한 바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의 55.17%, 60대 이상의 50%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고용형태별로는 기간제 응답자의 60%와 파견제 응답자의 66.67%가 괴롭힘을 경험했고, 정규직 노동자 46.99%도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결과는 지난 2015년 전국 8개 공단과 민주노총이 함께 진행한 전국공단노동자실태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중 인권침해를 겪었다고 답한 비중은 절반이 넘는 55.7%였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비정규직 중 64.2%가 인권침해를 겪었다고 응답했으며, 인권침해의 유형은 주로 폭언, 폭행, 감시, 모욕, 따돌림 등이었는데 공단에서는 여전히 인권침해와 그에 따른 괴롭힘이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직장 내 괴롭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유형은 ‘다른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감을 준다’ 43.14%, ‘부하 직원에게 자기 일을 자꾸 떠넘긴다’ 27.45%, ‘사생활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내고 다닌다’ 27.45%, ‘원래 맡은 일이 아닌 다른 일을 자꾸 시킨다’ 25.49%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회식, 음주, 모임 가입 및 활동 등을 강요한다’ 19.61%, ‘욕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며 위협한다’ 19.61%, ‘휴가 및 병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17.65%의 순이었다.

이 외에도 회사 일이 아닌 개인 심부름을 시키거나, 학력이나 외모 등을 비하하는 경우도 있었다. 괴롭힘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 대부분이 2-4개씩 복수응답을 했는데, 이는 괴롭힘이 한 가지 형태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괴롭힘의 행위자는 주로 ‘직장상사(52.94%)’였고, 사장과 직장동료라는 응답은 각 23.53%이었다.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37.25%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35.29%는 ‘동료들과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상사에게 알리거나(11.76%), 고용노동부 등 공공기관에 신고(1.96%)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처는 극소수였다.

지난 2015년 실태조사에서도 인권침해 시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대해 응답자의 45.6%가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고 답했다.

괴롭힘의 가해자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직장상사이거나 사장인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개별 노동자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특히 현재의 법 기준대로라면 괴롭힘의 가해자가 대표이사 등 사장일 경우 신고를 그 가해자에게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사장이 가해자일 경우에 대한 별도의 벌칙규정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법 시행을 알게 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 ‘뉴스나 신문 등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50.47%, '회사를 통해서 알게 됐다'고 답한 비율은 14.95% 였고, '법 시행 사실을 몰랐다'고 답한 비율도 26.17%로 조사됐다. 법 시행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캠페인 등이 필요해 보인다.

법이 시행 전후로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회사의 조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7.01%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전체 교육'을 했다는 답변은 28.98%였고, '공고문을 부착했다’고 답한 비율은 11.21%였다.

회사 규모별로 보면 응답자 중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66.67%가, 1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45.31%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10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취업규칙 변경과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응답자 중 1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12.50%만이 취업규칙을 변경했다고 답함으로써 많은 회사들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지법에는 지난해 7월 16일 이전까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대응방안 마련 등을 위해 취업규칙을 개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법이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월담은 실태조사 이후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치를 위한 필수기재 사항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시정지시를 한 건수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치를 위한 취업규칙 변경 및 신고 의무를 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한 조치사항 등이 있는지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이에 대해 안산지청은 “해당 정보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월담은 밝혔다. 사실상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치를 위한 취업규칙 변경 및 신고 의무에 대한 관리 감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월담 관계자는 “처벌조항도, 정부 차원의 감독도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의 자발적인 변화만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방치에 가깝다.”며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안산스마트허브(반월공단)와 시흥스마트허브(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다. 조사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유무 ▲괴롭힘 유형 ▲주요 괴롭힘 행위자 ▲괴롭힘 발생 시 대처 ▲법 시행 인지와 경로 ▲법 시행 이후 기업의 조치 유무 ▲법 시행 기대효과 등을 질문했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법으로, 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근로자 5인 이상의 기업들에게 적용되며 직장 내 괴롭힘(신체적·정신적 고통 유발 행위)이 확인되면 사업주는 가해자를 즉시 징계해야 한다. 신고자나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장기준 기자  jun@todayan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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