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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 기자명 장기준 기자

[인터뷰] 제8대 안산시의회 후반기 첫 여성 의장 ‘박은경 의장’

  • 입력 2020.07.22 17:03
  • 수정 2020.07.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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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의장, "후반기 안산시의회, 지역에서 '정치의 공간' 열겠다" 다짐


코로나19 위기 정치적 역량 모아 극복...당정협의회 복원으로 책임정치 추구

기존 사업들 속도감 있게 추진, 연대의 가치 실현 위한 의정활동 펼칠 터

 

위기는 ‘정치’에 사명을 부여한다. 위험을 분산해 공동체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사명. 최대한으로 그것을 통제하고 억제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 된다. 우리가 속한 민주공화국 체제 하에서는 정치 외에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위기는 정치의 영역을 넓히기도 하고 반대로 한 정치 세력의 소멸을 촉발하기도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에서 정치의 공간이 열린 것은 당연하다. 중앙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코로나19 극복은 정치에 부여된 가장 큰 숙제이자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됐다.

안산시의회 박은경 신임 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8대 후반기 의회가 해결해야 할 현안 사항으로 코로나19 관련 피해 극복을 꼽았다. 지방 정치에 부여된 책무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시 집행부와의 당정협의회를 복원한다는 계획을 밝힌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여당이자 다수당으로서 지방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책임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박은경 의장이 그리는 후반기 운영의 청사진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 은경 의장은 3선 출신으로 안산시의회 역사상 첫 여성의장이 됐다. ‘선부3동, 와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다음은 박은경 의장과의 일문일답.

 

▲의장에 취임한지 20일 가까이 됐다. 소감을 말해준다면

우선 저를 믿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동료 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3선 의원으로 의회를 이끄는 의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항상 성원을 보내준 지역 주민들에게도 고개 숙여 존경과 사랑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여성으로서는 1991년 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장에 당선됐다. 기쁨 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정치에서 성별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고 보지는 않지만, 후배 여자 정치인들이나 정치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하기에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흔히들 여성의 사회 상층부 진입을 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유리천장’에 빗댄다. 우리 사회에서 오랜 기간 잘못된 편견과 남성들의 암묵적인 카르텔이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다.

안산의 경우 지난 2006년 제5대 의회에 여성의원 5명이 입성하면서 처음으로 의회 내 금녀의 벽이 허물어졌다. 이후 여성 의원들의 활발한 활동이 이어진 가운데 8대 의회에서는 역대 최다인 7명의 여성 의원들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거 제도 개선과 의회 내 수평적 의사결정 과정의 정착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다. 결국 시민들의 현명한 정치 참여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 끝내지 못했던 숙제를 마친 기분도 든다. 2010년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난 10년 동안 의장단 직함을 달지 않고 평의원으로 임했다. 지역 주민들의 긍정적인 평가로 3선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의회 내에서의 역할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컸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여긴다.

의장에 당선됐다고 해서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책임이 커졌을 뿐 의정활동의 본질은 동일하다고 본다.

그 동안 해 왔던 것처럼 섬세하고 관계 지향적인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살릴 것이다. 의회 대표로서 낮은 곳, 아픈 곳, 숨은 곳을 껴안겠다.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으로 시민들과 의원 모두를 아우르겠다. 어떤 일이든 과정은 섬세하게 살피며 결론은 명쾌하게 낼 것이다. 무엇보다 민의를 가장 앞에 두는 의회를 만드는 데에 전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후반기 의회 운영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후반기는 제8대 의회가 추구했던 가치와 신념의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기다. 시의회는 전반기에 많은 면에서 변화를 도모했다. 상임위원회 생중계 시스템을 도입해 의정활동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고, 의회 내에서 실력을 키우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의원연구단체 활동 활성화와 입법 확대를 추구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후반기에는 이러한 활동들을 더욱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방향을 올바로 잡았으니 한층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전반기에는 시 집행부와 의회 교섭단체가 직접적으로 만나는 기회가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의회 내 다수당으로서 책임 정치를 실현하려면 시 집행부와의 원활한 소통이 관건이다. 당정협의회를 정례화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자주 갖겠다.

또한 상임위원회 중심의 의정활동으로 의회 분위기를 쇄신할 복안을 갖고 있다. 의회의 중심은 상임위원회이며, 의회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이 이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회기뿐만 아니라 비회기 중에도 상임위원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일하는 의회가 되도록 하겠다.

달라지는 언론 환경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다. 의회 홍보의 스펙트럼을 넓혀 시민들과의 접점의 폭을 키우겠다. 동영상, SNS, 홈페이지, 대언론 홍보 등 소통 방식을 다양화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같은 매체만 보는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시대는 끝났다. ‘미디어의 파편화’에 맞는 홍보 전략으로 시민들께 더 다가설 계획이다.

아울러 의회 발전을 이끄는 중심에 동료 의원들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의원들을 위한 의회 운영을 해 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결국 의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그 의원이 대변하는 시민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일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장이라면 의회를 대표하는 자리라 외부 활동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겠으나 행여 의원들이 의회 활동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없게 세심히 살필 것이다. 각자가 입법기관이자 대의기관인 의원들의 뜻과 역량을 한 곳으로 모아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

 

▲안산시가 당면한 현안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코로나19 피해 극복이 가장 시급하다. 최근 안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고, 소비 활동이 위축되면서 지역 경제도 침체 일로에 있다. 조기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산시의회는 지난 4월 구성된 ‘코로나19 극복 안산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 각계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며 맞춤형 지원 방안을 시 집행부에 제시한 바 있다. 관련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 줄 것과 시의 여러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의회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해소 노력과 더불어 중앙정부가 정책의 큰 틀을 잡아야 한다. 최근 안산을 포함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측이 정부에 건의했던 것처럼 정부 차원에서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고려해야 된다고 본다.

때를 놓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의회는 코로나19 종식과 피해를 완전히 극복하는 날까지 기민하고 유연하게 정책 발굴과 대안 제시에 나설 터다.

 

▲시의회 고유기능인 집행부와의 협조와 견제, 감시기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실지 알려준다면.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후반기에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당정협의회를 복원할 계획이다. 이는 책임정치 실현 차원뿐만 아니라 의회와 시 집행부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에 있어 어떠한 사감도 없이 시민 행복과 지역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임할 것이다. 이제는 죽은 비유에 가깝지만 오래전부터 의회와 시를 수레의 두 바퀴에 빗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시정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의회의 핵심 권한인 조례제정권과 예산심의권, 행정사무권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법과 제도가 부여한 의회 권한을 충실히 사용해 의회 본연의 임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시 집행부에도 당부의 말씀을 전한다. 의회에 대해 파트너십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우리 민주주의는 한 쪽의 일방적인 독주를 제도적으로 제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시 집행부와 의회 조직이 분리·구성된 이유를 상시 살펴 시정에 임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가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의회 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소통·협치 방안에 대해 말해 달라.

우선 원내교섭단체 간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할 것이다. 의장단 회의와 의원 총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다양한 언로를 확보할 것이며, 필요하면 언제든 부의장과 원내교섭단체 대표를 찾아 상의를 드릴 계획이다.

의회는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의사결정의 결과만큼 과정 또한 중요하다. 의회 내에서 특정당의 수적 우위는 정국의 안정과 집행의 효율성을 유지하는 조건으로만 봐야 할 것이다. 숫자의 정치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토론과 협상이 이뤄지는, 질적 수준을 담보하는 원내 운영을 하는 것이 후반기 목표다.

같은 당 내에서도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토론과 조율을 통해 하나로 모아지듯, 정당 사이에도 협의의 룰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어느 정당이나 의원이든 시민의 뜻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대화에 나설 것이다.

의회 내 갈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원활한 의회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

 

▲안산시가 시정 후반에 추진 중인 사업과 정책에 대해 언급한다면.

시가 민선 7기 2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질병대응센터 유치에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본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방역을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지방정부의 역량을 시험하는 기회를 갖게 됐으며 안산은 유연하고 적극적인 대처로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질병대응센터의 유치는 제2의 코로나19에 대비하고 감염병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이라고 판단된다.

질병대응센터가 설립되면 향후 안산시 위상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거점으로 역학조사와 질병조사·분석 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에 따르면 아직 세부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초지동 종합의료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안산은 입지적 조건도 뛰어난 만큼 의회도 내부 논의를 거쳐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면 집행부에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

 

▲끝으로 안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생업에 임하고 계신 시민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제8대 후반기 의회는 이제 코로나19 피해 극복과 시민 연대의 확대를 위해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이 미증유의 위기를 홀로 이겨낼 길은 요원하다. 시민 한분 한분이 힘을 모아 연대의 길로 들어서야 비로소 가능하다. 생활 방역에 대한 협조와 더불어 공적 시스템을 믿고 함께 실천해야 한다. 연대는 ‘우리’를 확장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불평등은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후반기 의회는 지역 사회에 연대의 뿌리가 굳건히 내리도록 하는 데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연대는 신뢰를 먹고 자라지만, 불평등은 연대의 끈을 약하게 만든다. 적어도 의회 내에서 합의한 정책들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시민 간 신뢰를 높여 연대를 확대하는 방향을 지향할 것이다. 중력이 항상 지구의 중심을 향하듯, 의회가 생산하는 모든 정책은 연대의 가치를 확산하는 쪽에 복무할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연대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은 ‘일 더하기 일’을 ‘이’가 아닌 ‘삼’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어서다. 구성원 한명의 작은 봉사와 헌신이 다른 구성원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되고, 그렇게 사람에서 사람에게로 이어지는 ‘믿음의 고리’는 공동체를 더욱 단단히 묶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이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많은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나 시행하는 정책도 믿을만하다고 여기는 분들이 늘어났다. 시민 연대가 일정부분 강화되면서 공적 영역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다.

위기 국면에서의 이 같은 변화를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킨다면, 우리는 불신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낮추고 좀 더 생산적인 영역에서 연대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들꽃 하나는 볼 품이 없어도 무리 지어 핀 들꽃은 사람의 눈길을 오래 잡아두기 마련이다. 함께 하는 힘, 연대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이를 실천하는 의정활동으로 시민 여러분께 보답할 것이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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