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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임흥선 칼럼] 견왕시대(犬王時代)

  • 입력 2023.04.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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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한국어교사/안산용신학교 교사
문해.한국어교사/안산용신학교 교사

 

 

견왕시대(犬王時代)

아침 길에 새내기 초등학생들을 자주 본다. 우리 국가와 사회의 미래가 이 아이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얼마나 고귀한 존재들인가? 아이들 보기 힘든 세상이라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이 0.78명으로 20210.81명을 경신하면서 또다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인구위기는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데 누구나 동의한다. 경제문제 등 다른 건 둘째 치고 우선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율 증가를 위해 수없이 많은 정책을 쏟아냈지만 수치로 나타난 결과를 보면 백약무효인 것 같다. 한마디로 미래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느냐 아니면 소멸하느냐의 관건이 인구에 달려 있는 것이다.

과거 은퇴족들의 공통적인 소일거리는 손주 돌보기였다. 풍부한 육아 경험을 갖고 있는 조부모의 입장에서는 손주들을 돌봄으로서 자녀들의 사회활동을 간접 지원했다. 필자도 퇴직 후 8개월간 손주를 돌봤다. 내 자식 키울 때는 한마디로 정신없어서 어떻게 크는지 몰랐는데 손주는 달랐다. 큰딸은 아이를 하나 더 낳고 직장을 휴직했다가 육아 문제로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말았다. 양쪽에 전념하기가 불가능하다면 육아에 전념하겠다는 게 딸의 의지였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위해 잘 한 선택이라고 했다.

출산율이 저조한 원인은 딱 한 마디로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비싼 사교육비는 차치하고라도 우리 주변에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국비로 애견공원을 조성하였다.’고 홍보하는 프링카드를 보고 말로는 출산을 외치면서 행동은 표를 의식한 행위에 필자는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을 동반하여 식당에 가면 주변인들로부터 눈총을 받게 된다는 말도 들었다.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환영을 받아야 할 고객을 냉대하다니..!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결혼과 출산정책의 핵심은 무엇보다 수요자의 니즈(Needs)에 철저히 부합해야만 한다. 탁상행정으로는 절대로 저출산 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전 국민을 상대로 브레인스토밍이라도 해보자.

출산율이 OECD국가 꼴찌를 경신하고 저출산 연구대상 국가가 되는 사이 반려견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1500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불과 몇 년 사이 500만 명이 증가한 것이다. 기록적인 저출산과 반려견 인구의 폭증이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요즘 일부 젊은 층 부부들 사이에 출산과 육아가 힘들어 포기하고 대신 강아지를 아기처럼 키운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아기 키우기가 힘들면 그럴까?’ 하는 이해보다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를 낳고 키워야 되지 않을까? 하는 인간 본능적인 사고가 앞서게 된다. 굳이 종족번식이라는 생물학적 표현을 않더라도 부모의 피로 자랐으니 그 피를 이어가는 게 자연의 순리이고 인간의 도리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필자의 생각이 꼰대적일 수도 있지만 강아지를 아기처럼 안고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개의 엄마’, ‘아빠라고 하는 풍조가 확산되는 것은 당면한 저출산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넘쳐나고 아무데나 용변(用便)을 봐도 나무라는 사람보다 귀엽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요즘 세상이다. 어느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듯 이젠 개가 상전인 세상이여!“ 필자의 생각으로는 가히 견왕시대(犬王時代)시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를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 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다. 출산과 육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랑의 결실이자 인간의 핏줄인 생명체가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 과정은 경이롭고 감격스럽고 보람 있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그 심정을 말로 설명을 안하시고 자식들에게 몸소 체험을 권한 것이다. 아기 대신에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견 부모들은 한 번쯤 새겨들었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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