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투데이안산

[임흥선 칼럼] 항주개가(杭州凱歌)

  • 입력 2023.10.12 10:49
  • 댓글 0

 

문해.한국어교사/안산용신학교 교사
문해.한국어교사/안산용신학교 교사

 


항주개가(杭州凱歌

중국사람들이 항저우에 대해 하는 말 중에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지상에는 소·항이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 이 단 한마디로 항저우(杭州)’라는 도시를 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수도 베이징(北京)이 무미건조한 대도시고, 경제중심도시 상하이(上海)는 그저 고층빌딩의 숲이라고 한다면 항저우는 호수와 산 그리고 도시와 전원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로맨틱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처음 항저우를 방문한 건 20005월 하순 그곳에는 이미 여름이 시작이 되고 있었다. 항저우(杭州)에 대한 첫인상은 아름다운 호반(湖畔) 도시라는 것이었다. 당시 필자는 항저우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서호변(西湖邊)의 능수버드나무 밑을 거닐면서 시선(詩仙) 이백은 정말 이 아름다운 서호의 달빛 아래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물속에 비친 달을 잡으려고 호수에 빠져 파란만장했던 생()을 마쳤을까 하는 전설(傳說)을 생각하다가 이곳의 태수를 지냈던 소동파(蘇東坡)를 생각하다가 음식점에 들러 그가 개발했다는 동파육(東坡肉)을 먹으며 5월의 시후(西湖)를 느긋하게 즐긴 적이 있었는데 필자는 그 이후로도 너덧 번은 더 항주를 찾았었다.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소동파(蘇東坡)의 공통점은 이곳 항저우의 시후(西湖)와 문학, 도교(道敎), 달과 술 그리고 무엇보다 불후의 문학작품을 남긴 명문장가들이라는 점일 것이다. 필자의 생각엔 아마도 중국의 수많은 문인이 항저우의 시후(西湖)에서 문학적 영감(靈感)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중국인들의 항저우에 대한 사랑은 짐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어쨌든 항저우는 필자가 다녀본 20여 개 중국 도시 중에서 서산(樂山)과 함께 손꼽는 매력적인 도시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Alibaba)를 창업한 마윈(馬雲)이 청소년기에 시간만 나면 시후(西湖)에 가서 외국인 관광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영어를 익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유명한 일화다. 마윈(馬雲)은 항저우사범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지만 그의 야망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는지 전자상거래업체를 창업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킨 뛰어난 기업가로 그도 시후(西湖)에서 꿈과 야망과 감성을 키웠음이 저서 곳곳에 배어있다.

호반의 도시 항저우(杭州)에서 923일부터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제19회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데 대한민국 선수들이 선전(善戰)하는 모습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 대한민국 스포츠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기점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 대한민국의 주 종목은 양궁, 탁구, 복싱, 유도등 일부종목에서만 메달을 획득하였다. 하지만 이번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에서는 수영을 비롯하여 전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하고 있다고 하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과거 대한민국 선수들은 메달을 따면 울면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번 대회 수영 3관왕인 김우민 선수 등은 자랑스럽게 승리를 만끽하면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고의 승리자로서의 당당하면서도 여유 있는 승자의 모습을 보면서 항주개가(杭州凱歌)는 마치 명절을 맞이한 국민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무엇보다 귀한 추석 선물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영종목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김우민 선수 등의 발군(拔群)의 기량과 체육인 이전에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 보여준 매너는 당연히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며, 특히 중국의 건국일(매년101)에 열린 한국과 중국의 축구 8강전에서 한국축구는 한 수 위의 실력으로 중국을 제압했는데 다음 날 황선홍 감독의 언론인터뷰 기사를 보니 우리 선수들이 열정과 냉정 사이를 잘 오갔다.’는 표현은 정말 무릎을 치게 만드는 명언(名言)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번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名實相符) 아시아를 리드하는 국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대한민국이 있다.(上有天堂 下有大韓民國).’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