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고
  • 기자명 투데이안산

모두를 위한 416안전공원 디자인 방향1

  • 입력 2017.08.16 23:56
  • 댓글 0

                   모두를 위한 416안전공원 디자인 방향1

                    문정석 도시연대 커뮤니티디자인센터장, 소셜디자인랩 대표
공간을 통해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시간 속, 인간의 유한함을 깨달은 인류가 시간을 넘어 미래에 메시지를 전하는 오래되고 보편적인 방법일 것이다. 현재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 또한 많은 역사적 사건을 관통해야 하며 그 안에서 시대의 아픔과 안타까운 희생, 곤경을 극복한 인간의 헌신과 숭고함을 기억하는 것이 역사 속 인간의 의무이자 책임일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렇게 역사의 아픔과 희생을 기록해 온 추모공원의 몇 가지 사례와 그 추진과정을 살펴봄으로서 416안전공원이 담아야할 공간적 의미와 환기해야할 사회적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오클라호마 국립 박물관 및 추모공원

오클라호마 국립 박물관 및 추모공원은 1995년 4월 19일에 일어난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정부청사 폭탄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장소이다. 박물관은 테러공격 이후 며칠 동안의 혼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대화형 미술관이다. 야외 추모공간은 조용한 반성의 장소로 조성되었으며, 테러로 무너진 Murrah빌딩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계획안은 국제공모를 통해 가족, 생존자, 구조대원, 시민리더 및 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선정했다. 이 추모공원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그 날의 한 순간으로 인해 운명이 바뀐 이들 모두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물 폭발로 168명은 건물이 무너진 그 자리에 놓인 빈 의자로 남았다. 생존자의 장벽은 이 테러공격에서 살아남은 600여명의 이름이 조각되어 새겨져 있고, 연못은 상처를 진정시키는 평화로운 공간이지만 잔잔한 수면은 기념관을 방문한 방문자의 모습을 비춘다.

어린이 지역은 전 세계 어린이들이 그려보낸 격려와 사랑을 칠판 벽으로 표현했으며, 땅에 그려진 칠판과 분필그림들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자신의 감정을 교류할 장소를 제공하며 치유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울타리는 원래 무너진 건물부지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했지만 사람들이 울타리에 사랑과 희망의 토큰을 남기기 시작하면서 철거되지 않고 남아있는데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200피트 길이의 울타리에 기억과 희망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폭발 시 생존한 느릅나무와 구조대원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도 과수원으로 남아 공원에 기록되어 보존되어 있다. 기념비적인 형태의 쌍둥이 문은 테러가 있기 직전의 평화로웠던 4월19일 오전 9시 1분과 운명의 시간인 9시 3분을 상징하면서 우리의 평화가 얼마나 찰나적인 경계 위에 많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지켜지는 것인지 깨닫게 한다.

*바램으로 8년 동안 쌓은 8만 5천장의 벽돌,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한 기자의 글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집’으로 알려진 이 박물관은 매주 수요일 주한일본대사관 앞 수요 집회의 공간적 연장선상에서 건립되었는데, 이곳의 순탄치 않았던 긴 건립과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1994년 사료관 건립준비위원회가 발족된 이후에 99년 서대문 인근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알리는 작은 교육관이 건립되었다.

이후 박물관 건립 논의가 꾸준히 진행되다가 2004년 위안부 할머니 17명이 모은 정부생활지원금을 초석으로 건립위원회가 발족되었다. 2009년 3월 건립예정부지로 기공식을 마쳤던 서대문 독립공원 예정부지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되는데 순국선열에 대한 명예훼손이 반대이유였다. 위안부 역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벽에 부딪힌 것이다. 이후, 2011년 성미산 부지를 매입하였고 ‘1만원 기부 릴레이 캠페인’ 등의 시민기부와 모금활동을 통해 꼬박 8년이 지나 완공되었다.

이곳은 주택가 좁은 골목 끝에 일상처럼 자리한 작은 박물관이지만 공간 전체를 통해 위안부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문제해결의 의지를 담아 전쟁과 여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이야기한다. ‘바램으로 8년 동안 쌓은 8만 5천장의 벽돌’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과 이름이 기록되었고 언제나 추모의 꽃이 꽂혀 있다. 입구를 지나 쇄석 길을 따라 걷다보면 소녀를 그린 그림과 할머니들의 현재를 표현한 부조상이 양쪽 벽에 대조되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가해진 전쟁의 광기와 폭력의 역사를 목도할 수 있다. 이어지는 지하전시관을 거쳐 전벽돌에 새겨진 생존 할머니들의 증언을 보다보면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적 비극의 현재를 마주하게 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안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