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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17

                        이젠 도시가 자연을 도와야 한다

도시 안에 공원이 많다는 것은 자연이 잘 소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공원들끼리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그린웨이가 있으면 좋다. (브라질, 벨루 오리존치 Belo Horizonte)

얼마 전 한 신문에서 어떤 제목을 보고 몹시 놀랐었다. ‘공룡처럼 ··· 곤충도 100년 뒤엔 멸종될 수도’ 현재 곤충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고 포유류, 조류, 파충류보다 8배나 빨리 사라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원인을 농경지 확대와 도시화, 삼림 훼손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보았다. 화석 증거로 보면 지구는 이미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고, 6,600만 년 전 공룡을 사라지게 한 것은 마지막이었다. 문제는 곤충이 사라지면 생태계의 먹이망이 붕괴하여 다른 생물들도 살 수 없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데 있다. 물론 인류도 포함해서다.

사람들은 지구에 아직 쓸만한 녹지가 많고 보호지역들도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 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보자. 비무장지대와 가까운 고산지대도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고 있고, 몇몇 산을 빼곤 다 등산로가 가득하다. 그렇지 않은 산이라 하더라도 임도 등으로 서식지를 파편화하고 있다. 해안 습지인 갯벌도 50% 이상이 사라졌고, 수도권의 갯벌은 90% 이상이 자연성을 잃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곳인 하구도 남한에서는 큰 강 중에는 한강만 열려있다. 남북의 심각한 대치상황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분단 상황이 자연에는 도움이 된 아이러니다.

나무와 꽃은 주변의 작은 동물들을 유인하는 수단도 되지만 사람들에게 안정과 정서감을 느끼게 한다. (독일, 린다우 Lindau)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는 것이 어쩌면 다행인지 모른다. 도시에 사람들이 많아지면 전원이나 도시 외곽에서는 인구 밀도가 줄어들 수 있어 자연을 되살릴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00년에는 전체 인구의 14%만 도시에 살았었다. 그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2006년에 지구 인구 반 이상이 도시에 살기 시작하였다. 2050년에는 2/3 이상에 도시에서 생활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최초의 계획도시인 안산은 1970년 후반에 인구 17,000명 정도 작은 해안지역이었으나 약 40년이 지난 지금은 700,000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더한 예도 있다. 중국의 선전(Shenzhen 深圳)은 1970년에 30,000명이던 시골 마을이 1,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는 거대도시가 되었다.

이렇게 도시들이 전 세계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사람들이 몰리는 그 장소에 있었던 자연은 파괴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도시를 운영하거나 도시계획을 하는 전문가들에게 자연은 도시와는 반대 개념이었다. 이젠 맞설 상대가 아니라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어 지구환경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온갖 것을 할 수 있는 도시에서 살면 전원에 사는 것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들들 수 있다.

도시에 있는 생물들의 서식지를 잘 관리하는 것은 도시나 그 도시에 사는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지역의 환경을 개선에 이바지한다. (호주, 지롱 Geelong)

따라서 사람들의 활동에 따른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일 수도 있다. 지구 표면의 3%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는 전 세계 총생산의 80% 이상을 맡고 있다. 제프리 허스트(Geoffrey West)는 그의 저서 ‘스케일(Scale)’에서 2050년까지 매주 100만 명이 도시로 몰려들 것이고, 도시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이 되므로 해결책을 도시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물론 자연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지만, 도시의 자본과 기술을 가지고 자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여러 도시에서 녹지를 늘리고 자연을 도입하는 과감한 도전을 보아왔다. 서울의 명동 유네스코빌딩 하늘공원, 청계천, 서울로7017 그리고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파크와 센트럴파크와 쿠리치바의 바리귀 공원(Parque Barigui) 등 수많은 사례가 있다. 안산이나 중국의 웨이하이(Weihai 威海)처럼 도시의 비전을 ‘숲의 도시’로 하여 녹지의 확대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예도 있다. 안산은 녹지 확대를 통하여 도시 온도를 낮추어 경기도에서 여름 폭염일수가 제일 적은 도시가 되었다.

숲이 많은 도시에도 편안한 공원은 최고의 휴식처이자 소통의 공간이다. 때론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스위스, 쯔리히 Zurich)

쿠리치바는 쓰레기매립장을 1970년대 초반에 도시공원으로 바꾼 바리귀 공원에는 보호종인 카피바라(Capybara)의 서식지가 있다. 이 대형 설치류는 잘 보전되어 수도 늘어나고 시민들의 사랑도 받아 2017년에는 도시의 심볼이 되었다. 호주의 멜버른은 120여 종의 자국 동식물 고유종을 특별히 보전하고 있다. 도시 내에서 자연을 보전하고 강화하려는 많은 도시은 서식지를 확대하고, 이를 지도화하여 관리한다.

또 시민들에게도 자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린웨이들 만들어 도시 밖의 자연과 연결을 시켜서 생물들의 안전한 이동 경로를 설치하기도 한다. 센트럴파크는 동물들의 훌륭한 서식지가 된 숲과 습지를 관리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을 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경제적 가치까지 높였다. 이제 도시로 자연을 들이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것이다.

투데이안산  jun@todayan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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