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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이야기 26

  • 입력 2019.06.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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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든 챔피언’은 좋은 도시를 만든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독일을 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도시나 국가의 경제력과 국민의 안정감 그리고 양극화 문제 등에 대한 여러 가지에 주제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을수록 독일을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다. 북유럽 국가들은 인구나 국가 경쟁력에서 독일과 비교되지 않고, 일본은 국가는 잘 살지만 국민은 못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싱가포르는 최고의 살기 좋은 곳이지만, 도시국가이고 시민들의 자유를 제한받는다. 물론 독일도 통일 이후 동·서독 지역 간의 격차 때문에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동독 출신 대통령을 배출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고도 독일이라고 답한 이유가 더 설명되어야 한다.

국민이 평안하려면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많아야 하고, 그런 기업들이 전국에 널리 분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큰 나라가 독일이다. 바로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 독일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었다고 하면 지나친 평가인가?

위키백과에 따르면 '히든 챔피언'이라는 용어는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자신의 경영 저널 출판물의 제목으로 '히든 챔피언'이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하면서 알려졌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어떤 기업이 '히든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아래의 세 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첫째, 시장 점유율에서 세계 시장 1위, 2위, 3위 또는 해당 기업의 대륙에서 1위인 기업이어야 하고, 둘째, 매출액이 40억 달러 이하인 기업(최근 50억 달러 – 약 6조 원으로 상향되었다)이면서 셋째, 대중적 인식이 낮은 기업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강소기업도 '히든 챔피언'에서 따온 용어이지만 내용은 약간 다르다. 강소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술중심의 기업을 말하는 점에서 같지만, 위의 세 조건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계 시장 점유율이 3위권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라 하더라도 브랜드 지명도 높다면 '히든 챔피언'이라 할 수 없다.

'히든 챔피언'은 완성된 상품의 생산보다는 부품이나 원천기술에 강점이 있는 대개 기술집약적인 기업으로 기술과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므로 수출중심이다.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혁신적이고 기업의 수익률도 높으며 수명도 길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조건이 좋고 이직률 낮은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기업들이 있는 도시들은 좋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가 된다. 독일이 자치분권이 강하고 지방도 잘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 아니겠는가? 독일은 전 세계 '히든 챔피언'의 절반 정도를 가지고 있다.

2017년에 있었던 한 행사에서 지몬이 발표한 내용 중에 일부 통계를 보자. 전 세계에는 총 2,734개의 '히든 챔피언'이 있으며, 이 중 거의 절반인 1,307개 기업이 독일 기업이고, 미국이 336개, 일본 220개, 스위스 131개 순이며 한국은 23개로 집계되었고, 중국도 68개나 되었다. 통계상 '히든 챔피언'의 평균 연 매출은 3억 2,600만 유로(약 4,338억 원)이며, 평균 고용인원수는 2,037명이었다.

평균 기업 존속 연수는 61년이며, 기업의 80% 이상이 가족 경영기업으로 나타났다. 100대 '히든 챔피언' 기업의 총 매출은 1995년 608억 유로(약 80조 9,100억 원)로 기업당 평균 6억 800만 유로(약 8,090억 원)에서 회계연도 2016-15년 기준으로 볼 때는 2,821억 유로(약 375조 2,900억 원)에 기업당 평균 28억 1,000만 유로(약 3조 7,400억 원)로 크게 성장하였다.

그러면 우리는 ‘히든 챔피언’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작고 강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기업들 그래서 낭비가 적은 이들 기업들은 여러 가지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히든 챔피언’들은 혁신을 통하여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혁신과 연구·개발 활동의 효율성은 대기업의 다섯 배에 달한다. 혁신한다고 해서 모방으로 세계 시장의 리더가 되지 못한다. 혁신은 연구 개발을 위한 투자로 시작되는데 ‘히든 챔피언’의 R&D 투자액은 일반 회사보다 두 배나 높았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다. 히든 챔피언은 특허 집약적인 대기업보다 직원당 다섯 배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특허 당 비용은 대기업 비용의 1/5에 불과하다. 혁신을 위한 원동력인 시장과 기술에 모두에 적용된다. 그리고 앞서가는 기술과 생산 과정을 통해서 최종 제품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끌어낸다. 그리고 비핵심 역량에 대해서는 아웃 소싱을 한다.  세금이나 법률 부서가 없다. 이는 이들 분야를 핵심 역량으로 하는 전문 기업과 손잡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 기술이 아닌 기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히든 챔피언’이 한 지역에 있으면 같은 지역의 중소기업들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또 ‘히든 챔피언’의 주요 전략은 가격 중심이 아니라 가치 중심이다. 가격은 회사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에만 핵심 요소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인 제품 품질에 가치까지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인재를 고용하고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최고 경영자를 선택한다. 이것이 성공의 또 하나의 핵심 비결인 까닭이다.  ‘히든 챔피언’들이 있는 도시는 그 자체로 경제적인 효과가 크지만, 이 특별한 기업들로부터 도시도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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