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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27

  • 입력 2019.07.0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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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27

               도시에서 스포츠는 스포츠 그 이상이다.

지난 2일 새벽에 잠 못 자고 TV를 시청한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하고 그 팀이 이기지도 못해서 많이 아쉬워했다. 그리고 결승전이 치러진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구장을 너무나 부러워했을지도 모른다. 시민들이 얼마나 축구를 좋아하면 7만이 넘는 축구전용 구장을 가지고 있을까 하며 우리도 저런 구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일 수도 있다.

유럽이나 남미의 웬만한 도시에는 전용 축구장이 있고, 시민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 팀의 경기에 열광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팀들을 도시가 직접 지원하거나 지배하지도 않는다. 이번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승한 리버풀팀의 소유자는 미국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소속 상당수의 소유주가 영국인이 아니다.

경기를 보면서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가? 물론 게임이 재미있어서이다. 재미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몇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먼저 우리 도시의 팀이거나 내가 좋아하는 팀이 경기에 나서면 그렇지 않은 경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진다. 굳이 우리 팀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있거나 좋아하는 스타일의 경기운영을 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좋아할 수 있다.

동네에서 하는 족구 경기에서도 게임을 하다 보면 흥분하게 되고 내 팀이 있으면 게임이 확실히 재미있어진다. 그런데 자신과 같은 시민들을 위해서 싸우는 선수들이 있고 이들이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끈다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해당 스포츠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때로는 열성 팬이 되는 일도 흔하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던 월드컵 이후 여성 축구팬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나 야구장에서 여성 관중들의 비중이 이전보다 훨씬 커진 것도 다름 아니다.

또 다른 이유는 스포츠가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 힘껏 응원하면서 소리 지르고 나면 그날에 쌓인 피로나 심리적 스트레스가 날아가게 된다. 이기면 더 좋지만 져도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동물적 공격 본능도 해소하게 된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스포츠가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체력이 강해지고 활동 욕구가 상승하면 자신들도 모르게 공격성이 커지는 시기가 청소년기다.

이때 선수들이 달리고 던지며 부딪치는 모습에서 대리 만족을 할 수 있다. 럭비와 같이 상대편과 몸을 부딪치며 하는 스포츠는 마을 또는 도시 간의 전투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닐까? 럭비나 축구는 아니더라도 이탈리아 시에나의 경마 축제에서 마을간 경쟁은 도시의 화합을 위한 경기가 축제로 발전하였다. 실제로 진 마을은 다음해 축제를 기다리고 준비를 하면서 마을의 일체감을 유지하고, 다른 마을과 발생할 수도 있는 전투 행위를 경마로 대신하며 갈등을 푸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스포츠는 시민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도시를 사랑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 할 수가 있다. 그래서 도시 정체성이 약한 도시에서는 스포츠팀을 창설하여 기대 이상의 큰 효과를 얻는다. 원주시의 프로농구단이 좋은 예이다. 이런 기대효과를 얻으려면 단순히 경기만으로 안되고 경기장 운영 시설 그리고 홍보를 잘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 1부의 대구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좋은 선수들도 있고 투자도 적지 2부로 탈락할 정도로 성적을 올리지 못하다가 전용구장을 만들고 새로운 응원문화를 만들어나가자 시민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그런 다음에 성적까지 좋아져 구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고 전국적인 지명도도 얻게 되었다. 시민들이나 구단이 스포츠의 효과를 실감하게 된 것이었다. 필자도 궁금하여 직접 가보았더니 다 사실이었고, 경기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자부심과 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가 가진 힘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도시에서도 잘만 하면 시민들을 경기장으로 오게해서 열광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까지 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스포츠는 청소년들에게 멋진 꿈의 무대가 되고, 환희가 넘치는 경기장은 일생에서 아름다운 추억이 남아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에서 극적인 승부가 있는 날 경기장 내부의 술집뿐 아니라 주변 거리의 호프집까지 팀의 티셔츠나 머풀러 맨 사람들로 가득 차는 것을 보고 스포츠 경기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일간지에 따르면 유럽챔피언스리그의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는 무려 약 4조 7,700억 원이고, 결승전이 열리는 마드리드는 한 경기로만 5,000억 원의 경제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모든 스포츠를 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스포츠의 경제적인 효과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프로구단들이 활성화되는 것 아닌가?.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프로축구팀들 중에 흑자를 내는 팀이 반프레 고후를 비롯하여 몇 팀이 있다. 스포츠의 보이지 않는 내재적 가치, 즉 정서적인 안정감 주거나 도시민들의 단결과 도시의 회복력 향상하는 그리고 희망을 주는 가치 등을 재화 가치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안산시는 스포츠 마이스(S-mice) 산업을 미래 전략 산업으로 보고 정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였었다. 미팅(meeting)이나 인센티브 투어(incentive tour), 큰 모임(convention), 전시(exhibition)하는데 스포츠를 결합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그러면 이런 스포츠의 가치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일간지 스포츠면의 ‘한 손엔 레드사그, 다른 손엔 리버풀 .... 둘 다 끝장을 본 사나이’라 제목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두 유명 구단 운영자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였다. ‘인재’ 즉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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