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획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32

  • 입력 2019.08.29 14:25
  • 댓글 0

             도시에서도 생태관광이 필요한 이유

최근,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중관광은 자연과 지역 문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지구환경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사실들이 구체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즉 지속가능한 산업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엔은 2002년을 ‘유엔이 정한 생태관광의 해’로 정하여 대안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인기가 있는 또는 환경적으로 민감한 관광지에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까지 나타나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다시 유엔은 제70차 총회에서 2017년을 ‘유엔이 정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의 해(International Year of Sustainable Tourism for Development)’로 결정하고 관광산업의 변화를 촉구하였다. 유엔까지 관광 문제에 대해 나서는 것은 관광이 너무나 중요한 산업이고, 유엔이 2030년까지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와도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세계관광기구(WTO)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국제 관광객이 매년 4% 이상 증가하고 있고, 세계 전체 수출의 7% 그리고 세계 서비스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국제 관광 수출액은 1.5조 달러(약 1,830조 원)에 달하며, 이는 세계 GDP의 10%에 해당한다. 그뿐만 아니라 관광업은 전 세계 11번째로 직업을 창출하는 거대 산업이고, 많은 개발 도상국에서 가장 큰 수입원이 되는 산업이기도 하다.

2030년에는 국제 관광객의 57%가 신흥 경제 국가를 방문할 것으로 보이며, 다른 부문보다 거의 2배 많은 여성 고용주가 있는 분야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환경친화적으로 관광을 운영한다면 문화유산, 야생과 환경의 보전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되기도 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고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도 국제 관광객 수는 지속해서 증가해왔다. 2030년에 예상되는 국제 관광객은 18억 명으로 추정되니 지구환경 보전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효과적인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대중관광과 오버투어리즘의 대안 관광으로 생태관광과 지속가능한 관광이 최근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만큼 전자 두 관광의 문제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후자의 두 관광은 유사한 면이 많지만, 생태관광은 자연보전의 원칙과 지역을 보다 중시한다는 점에서 좀 더 엄격한 관광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생태관광은 자연이 수려한 보호지역 같은 곳에서 하는 관광으로 여겨왔다.

세계생태관광협회(TIES: The International Ecotourism Society)는 생태관광을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 주민의 복지를 향상하는 자연 지역에서 하는 책임 여행"으로 정의하였다.  따라서 자연보전, 지역, 수익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즉 생태관광도 환경을 지키고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수익을 올려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지를 자연이 우수한 곳으로 한정하는 의미를 지녔다.

이렇게 전통적인 생태관광은 도시보다는 자연과 깊은 관련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러한 관점이 변하고 있다. 이전의 생태관광은 관광객들에게 자연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그 이점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였다. 도시 생태관광은 같은 목표를 공유하지만, 관광지가 도시 중심부라는 점이 다르다.  그리므로 도시 생태관광을 ‘도시에서 점점 더 넓어지는 녹색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관광’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일반 대중의 생각과는 달리 도시 생태관광은 다른 관광에 비교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자연에서의 생태관광은 종종  방문객을 수용하는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해야 하므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아무리 최소화한다고 해도 설계나 진행 과정에서 자연상태를 조금이라도 손상하게 마련이다. 도시에는 이미 시설들이 존재하고, 관광객을 쉽게 모객하고, 진행할 수 있는 인적자원도 충분하다.

 

또한, 기존의 생태관광은 환경과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지만, 도시 생태관광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덜하다. 반면에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이고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전달하는 교육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도시 생태관광을 콘크리트와 자연을 조화를 이루는 관광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시민들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나무, 꽃, 곤충, 그리고 도시 환경에서 오랫동안 사라졌던 새집을 볼 때 자연에서보다 더 많은 즐거움을 얻는다. 

생태관광의 장이 확대되면  대기 오염을 완화하고 소리와 시각적인 오염도 예방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도시 산업이라 말하면 어떨까? 다시 말하지만, 도시에서 공원은 좋은 생태관광 장소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는 뉴욕의 녹색 허파로  유명하지만 많은 나무 수종들이 있고 조류들이 많이 찾아 도시 생태관광의 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도시에 생긴 첼시마켓 근처의 하이라인도 녹지가 잘 조성되어 있어 도시에서 자연을 느끼며 산책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최근 모스크바시는 ‘스마트와 지속가능한 도시’라는 비전과 ‘깨끗하고 푸른 모스크바’라는 가장 큰 경관 목표를 가지고 2013년부터 시작하여 95,000그루가 넘는 나무와 2백만 그루가 넘는 관목을 심어 도시의 나대지 50% 이상을 녹지화하였다. 그 결과 도심에 공원이 늘어나고 아름다워지면서 도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자 외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2017년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광지 일곱 곳 중의 하나가 되는 등 많은 관광 관련 상을 받았다.

 

프랑스의 니스(Nice)는 이미 잘 알려진 관광지이지만, 도심 일대를 6,000그루의 관목과 5만 그루의 다년생 식물을 가진 12헥타르의 녹색 산책로로 대체했다. 안산시도 ‘숲의 도시’를 표방하면서 500개의 소공원 조성을 목표로 나무를 심고, 가로수를 늘려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경기도에서 여름에 폭염일수가 가장 적은 도시가 되었다. 그러자 여러 도시에서 숲의 효과를 배우고자 찾는 방문객들이 많아졌다. 이젠 도시의 얼굴을 변화시키려는 녹색 혁명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도시농업이나 정원 가꾸기도 도시 녹색 혁명의 일부기 되고 있다. 도시의 자투리땅이나 공터에 이웃들과 함께 농사를 짓거나 정원을 만들어 가꾸면 자연스럽게 녹지가 되고, 도심의 온도를 낮추고 생물다양성을 높인다. 도로변에 아주 조그마한 공간이나 화단에도 채소나 야생화를 심으면 관리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녹지를 계속 유지하고 도시경관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

야생화 화단은 벌과 나비 그리고 잠자리 등을 불러들여 도시 환경교육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사시에는 식량을 생산하는 농지로 쉽게 전환할 수도 있어 다목적 녹지가 된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도시 농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도시 농장에서 생태관광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날도 머지않았다. 

저작권자 © 투데이안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